김석표 대구시노인복지협회장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하라" "직접 확인하라"
100세 시대는 '무병장수'라는 인간의 꿈 중 절반만을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은 '유병장수'의 삶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비록 지병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다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돌볼 수 없을 때 나타난다. 게다가 치매 등으로 인해 정신까지 온전치 못하게 될 경우, 자녀와 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재앙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처음 실시된 2007년 이후 2008년 1천700곳에서 2018년 5천338곳으로 노인요양시설이 급증했다. 이런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요양기관을 찾는 노인은 거의 없고,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부모를 요양기관에 입소시키야 하는 가족들 역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더욱이 요양기관의 실태를 고발하는 언론보도를 보면 "혹시나"하는 마음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어쩔 수 없이 부모를 요양기관에 모시더라도 좀 더 나은 환경의 기관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 자녀와 가족의 당연한 심정이다. 그럼 "좋은 요양기관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김석표 대구시노인복지협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가 있지만, 주로 소재지·정원·설립연도·평가등급 등 단편적 정보 위주여서 요양시설의 속사정을 입체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선택하라!
노인들은 대부분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 부모를 요양기관에 모실 수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님께 가장 잘 맞는 좋은 요양기관을 찾을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급성기 질환이 원인이라면 요양병원으로, 돌봄이 문제라면 요양원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노인요양기관 선택에는 식사, 물리치료, 종교, 임종케어, 치매특별실 등을 고려해야 한다.
치매로 인해 요양원을 선택하더라도 치매 증상을 잘 살펴서 그에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혹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치매를 겪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요양원보다는 정신과병원을 통해 적절한 약물 조정을 한 뒤, 알맞은 요양원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고성 정보보다는 먼저 경험해 본 주위 사람들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동료, 종교 교우, 친구, 지인 누구라도 좋다. 그 어떤 정보보다 직접 경험해 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정확할 수 있다. 노인관련시설은 유형적으로 주간보호, 공동요양생활가정, 요양원 등으로 구분되며, 운영주체별로는 지방자치단체 직영(대구에는 없음), 비영리법인 운영, 개인설치운영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나 비영리법인이 운영하는 경우 신뢰성과 전문성이 높은 편이며, 개인시설은 주로 30인 이내의 소규모 시설로서 친밀감이라는 장점이 있다.
요양기관에 대한 기본정보를 알게 되면 일단 전화를 한 번 해볼 필요가 있다. 전화 받는 사람의 목소리에서 전해오는 생동감과 친절함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전화 받는 사람의 친절함이 시설의 친절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전화 목소리를 통해 혹시나 (우리 부모님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여줄 대응자세를 읽을 수 있다.

▶ 방문하여 직접 확인하라!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 부모님이 생활하게 될 곳을 직접 방문해 봄으로써 부모님이 체험할 느낌을 미리 체크해 보는 것이다. 가장 주목할 것은 직원들의 얼굴과 태도이다. 밝고, 쾌활하며, 친절한가? 직원들에게서 풍기는 느낌과 이미지는 그 조직의 '속내'를 드러낸다. 건강보험공단의 평가와 생활관의 청결도 확인은 기본이다. 생활관에서 특히 주의해 볼 점은 '냄새'이다. 냄새는 케어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만약 방향제를 사용한다면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기관장과 직원들의 근속기간을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자주 직원들이 바뀐다면 그 조직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더불어 '간호팀의 경력은 풍부한가?' '응급상황시 병원이송 등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는 잘 갖추어져 있는가?' '식단은 깨끗하고 맛있어 보이는가?'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요양기관의 전체적 수준과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가 또 있다. 그곳에 계신 노인들의 표정이다. 요양기관에 계신 노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고 그 표정과 반응을 살펴보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노인들이 배회하거나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지도 챙겨봐야 한다. 요양기관이 수용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김석표 대구시노인복지협회장은 "우리나라 요양기관은 거의 표준계약서를 적용하고 있지만 요양기관을 선택하게 될 경우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보호자로서 알아야 할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요양기관 서비스의 한계에 대해서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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