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 추출물 활용해 비누, 화장품 등 제조
베트남, 대만 등에서 K뷰티 선두
불가사리나 성게는 바다 생태계를 해치고 수산활동을 방해하는'해적생물(海敵生物)'로 꼽힌다. 특히 불가사리는 번식력이 왕성한데다 조개의 살을 파먹고, 바다 밑바닥에 석화현상을 일으켜 어장을 황폐하게 만든다.
어업인들을 괴롭히는 불가사리에서 콜라겐을 추출해 화장품으로 개발한 경북 기업 아무르콜라겐㈜이 주목받고 있다.
이 업체 연규식(59) 대표는 포항 구룡포수협 조합장 출신이다. 연 대표는 조합장에서 물러난 후 2014년 5월 아무르콜라겐을 창업했다.
"멍게나 홍합 등 동해안 특산물들은 모두 불가사리 때문에 피해를 많이 입어요. 특별한 천적도 없어 박멸도 힘드니 차라리 이걸 이용하면 '일석이조'다 싶었죠."
연 대표는 불가사리 종류 중 동해안의 널리 퍼진 '아무르불가사리'에 콜라겐이 풍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아무르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물질로 천연보습비누와 기초 화장품 등을 출시했다.
어업인들에게서 구입한 불가사리의 껍질을 벗겨 민물로 씻어낸 후 건조하면 콜라겐과 단백질 등을 추출할 수 있다. 보통 불가사리 한 마리당 100g의 비누 재료가 나온다.
연 대표는 "이렇게 추출한 콜라겐 등은 저분자 구조여서 피부흡수율이 높고 보습기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아무르콜라겐의 제품은 지난해 10월 홈쇼핑에서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같은해 대만의 한 방송사 K뷰티 프로그램에서는 아무르콜라겐의 마스크팩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효능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재)환동해산업연구원에 '세포 성장 촉진 및 피부보습 개선 기능을 가진 덕구온천수와 올리고키토산을 함유한 화장품 조성물'과 '온천수를 포함하는 세포성장촉진용 조성물' 등 2건의 특허 기술을 이전하고 공동 개발 제품도 출시했다.
울진군의 풍부한 온천수에 대게 등의 함유된 키토산을 활용, 경북 동해안만의 'K뷰티'를 창조하려는 시도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무르콜라겐은 지난 5월 해양수산부가 선정하는 '2019 해양수산 유망 스타트업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연 대표는 "최근 수산자원이 줄어들며 어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회사 직원들부터 불가사리를 넘겨주는 선주들까지 모두 우리 회사의 주주이다. 해양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환동해시대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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