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력개입' 우려 속 홍콩 대규모 집회…평화시위 여부 주목

입력 2019-08-18 16:25:55 수정 2019-08-18 17:01:35

경찰 행진 불허에 긴장 고조…전날 집회는 4주 만에 '평화시위'
주최 측 "집회 참여자 15분만 집회장 머무르다 빠져나가 달라"
평화 시위로 끝날 경우 中 무력개입 명분 사라질 수 있어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연합뉴스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 사태에 중국이 무력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8일 오후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린다.

100만 명이 넘는 홍콩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날 시위가 평화적으로 끝날 경우 중국의 무력개입 명분이 사라질 수 있어 이날 평화 시위 여부에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홍콩의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6월 9일 1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달 16일 2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이끈 단체이다.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빅토리아 공원에서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을 할 계획이었으나,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며 이를 불허해 일부 시위대가 행진을 강행할 경우 충돌이 우려된다.

주최 측도 이러한 우려를 고려한 듯 이날 집회가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오늘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100만 명을 넘을 수 있지만, 빅토리아 공원의 수용 인원은 1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경찰의 요구에 응해 '유수(流水)식 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수식 집회는 빅토리아 공원의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이 집회장에 15분만 머무르다 빠져나가 집회가 흐르는 물처럼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빅토리아 공원의 집회장을 빠져나간 홍콩 시민은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애드머럴티, 센트럴 등에서 자유롭게 행진하며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은 이날 집회에 3천여 명의 경찰과 100여 명의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최근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시위대와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분위기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홍콩 명보에 "시위대가 자유롭게 행진하는 것을 용납할 것이며,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한 경찰도 무력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날 집회가 평화적으로 끝난다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는 4주 만에 처음으로 평화 시위에 성공하게 된다.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는 지난달부터 평화 집회 후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극렬하게 충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주말 시위에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는 등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가 속출했고, 무려 149명이 체포됐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가 12일부터 이틀간 홍콩국제공항 점거 시위에 나서 979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항공대란'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중국이 홍콩 사태에 무력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도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까지 전진 배치돼 사실상의 '무력시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주최 측과 경찰 모두 최대한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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