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에 상·하층 바닷물 뒤섞여 갑작스런 수온 변화, '속수무책' 당해
경북 포항 육상 양식장에서 물고기들이 고수온 피해로 잇따라 떼죽음을 당하면서 업자와 관계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까지 물고기 떼죽음 신고를 한 육상 양식장은 남구 구룡포읍에 있는 3곳이다. 이곳에서 강도다리와 넙치 등 1만2천여 마리(포항시 추산 4천100여 만원 상당)가 고수온 피해로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시는 제10호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영향으로 이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폐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 13일부터 포항을 비롯한 경주 일대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됨에 따라 포항시 등 관계 당국은 수온을 떨어뜨릴 액화산소 등을 미리 공급하는 등 고수온 피해를 대비했다.
특히 이번 피해를 입은 양식장들은 고수온이 오더라도 수온 변동폭을 줄여 물고기 폐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심 15m 아래에 취수관을 설치하는 양식장시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하지만 15일 제10호 태풍 크로사가 동해상을 지나가면서 상층과 하층 물이 섞였고 이 과정에서 16~17도의 수온이 갑자기 28도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포항시 등은 분석하고 있다.
고수온 주의보는 해역 표층 수온이 28도 이상이거나 전일 대비 수온이 3도 이상 상승 또는 평년 대비 2도 이상 등일 때 발효된다.
포항시 등은 물고기 폐사 피해 확산 여부는 앞으로 1, 2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온 변화에 건강이 나빠진 물고기들이 더 죽을 수도 있겠지만, 포항 해역 수온이 안정화돼 피해가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북에는 양식장 87곳에서 어패류 1천338만 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포항 육상 양식장 40곳에선 수온 변화에 민감한 강도다리 등 물고기 983만2천여 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 영덕 등 경북 동해안에선 양식장 43곳에서 물고기 80만5천여 마리가 고수온 현상으로 폐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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