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기념사로 맞붙은 정치권…'문비어천가' VS '무례하다'

입력 2019-08-15 17:50:09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입장하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입장하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연합뉴스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15일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정치권이 맞붙었다.

야당은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용비어천가'에 빗댄 "문비어천가"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 경축사에 박수를 치지 않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무례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두고 "아베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를 과소평가했다"며 "(일본의 조치에) 의연하게 잘 대처하고 있는 문 대통령께 격려의 힘찬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박수를 유도했다.

그러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고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손에 쥔 종이에 무언가를 적느라 손뼉을 치지 않았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회장이 광복절 축사에서 노골적인 '문비어천가'를 낭독한 것은 좀 남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라의 어른으로서 체통을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광복절 경축식 관련 한국당 비판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념식에 불참했고, 황교안 대표는 대통령의 경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박수를 치지 않았다. 참으로 유감이다"며 "제1야당 당대표의 무례함과 협량함에도 말문을 잃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경축사는 국가 원수로서 국민의 뜻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일이다"며 "이에 의도적으로 예를 표하지 않은 것은 공당의 대표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또 "황 대표는 광복절 하루 전날 국회에서 '담화'를 발표해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오기도 전에 야당 대표의 메시지를 국민 앞에 먼저 고하는 비상식적이고 전례도 없는 무례한 정치적 이벤트를 가졌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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