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에 노크하세요](6)모두의VR

입력 2019-08-11 16:52:04

퇴근 자유에 매달 휴가 2일 부여…대졸 초임 월급은 250만원 수준

장병목 모두의VR 대표(왼쪽 첫번째)가 직원들과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장병목 모두의VR 대표(왼쪽 첫번째)가 직원들과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중소기업만큼이나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한 업종이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와 동료 몇 명 수준의 초기 단계를 벗어나 성장하는 시기에 있는 스타트업 상당수는 구직난에 부딪힌다. 청년 구직자들은 대기업·공기업에 비해 적은 월급, 복지를 이유로 스타트업을 외면한다.

대구 남구에 있는 '모두의VR'은 이런 구직자들의 편견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다. 현재 모두의VR은 가상현실(VR)용 특수 촬영기기와 드론 등을 이용한 영상 제작, VR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장병목 모두의VR 대표는 회사 최고의 장점으로 근무환경을 꼽았다. 모두의VR은 출근시간만 오전 9시로 정해져 있고 퇴근시간은 자유다. 일이 몰리면 오후 6시를 넘겨 퇴근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후 3, 4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직원에게 매달 월차 2개를 주고 모두 소진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두의VR 직원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 초반이란 점을 감안하면 또래 직장인보다 연 휴가일수가 열흘 가까이 많은 셈이다. 월급도 대졸 초임 기준 250만원 수준이라 막 첫발을 뗀 스타트업임을 감안하면 낮지만은 않다.

사실 직원 6명 규모의 스타트업이 근무환경에까지 신경 쓰기는 쉽지 않다. 생존을 위해 개발과 매출원 확보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은 뒷전에 밀리는 경우가 적잖다.

장 대표는 창업 전까지 국내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직원들에게 관심을 쏟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제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집과 회사를 오간 기억밖에 없다. 야근도 많아서 일의 효율이 떨어졌다"며 "창업을 하면서 IT기업답게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청년들이 스타트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에는 '돈과 복지' 외에도 '안정성'이 있다. 10년을 넘기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적잖은데다 이직하더라도 회사 규모를 이유로 경력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그래서 장 대표는 VR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매출원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현재 무인면접기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VR 사진을 이용한 부동산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장 대표는 "회사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개발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직원 월급에 스톡옵션을 넣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초창기 직원들과 함께 커가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