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 각의는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했다. 블랙리스트 국가에 포함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블랙리스트는 정치인의 세계나 문화예술계에서 편 가르기 할 때나 쓰는 혐오스러운 단어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온 국민을 블랙리스트 대상으로 몰아 반일 감정에 불을 질렀다. 죽창 들고 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외교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신중론도 들린다. 서로 생각은 다르지만 역할분담을 하며, 지혜롭게 일본을 전방위 압박하여 굴복시켜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적전에서의 자중지란 모습이다.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 자유무역정신을 성실하게 이행하며, 세계경제에 기여해 왔다. 외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뛰어난 창의력으로 부가가치를 한층 더해 전 세계인들의 손에 깜짝 놀라게 할 만한 휴대폰 등을 쥐어 주었다.
하지만 찬사 대신 돌아온 것은 저들의 물건을 팔지 않아 세계 공장을 멈추어 버리겠다는 겁박이다. G2 미국과 중국이 서로 으름장을 놓으면서 자유무역정신을 훼손시키며,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모습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어수선을 틈을 타 일본이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에너지, 자원, 그리고 기술을 무기삼아 무역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재래전에 익숙한 우리에게 총, 죽창, 국경이 없는 무역전쟁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상상조차도 힘들다.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자." 일본의 수출제한으로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냈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임원단 회의에서 한말이다. 지금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개인, 기업, 국가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깊이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가히 세계적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본 질환은 의료비를 건강보험이 지불보장을 하고 있다. 의료의 질도 높아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뭇 나라의 벤취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높은 의료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첨단 의료기기의 기여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판독실의 현미경은 모두 일본 니콘사나 올림프스사 제품이다. 올림프스사는 특히 광학부분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어 내시경 부분은 다른 경쟁자가 없다. 분석기기에는 다국적회사의 로고가 찍혀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일본 히타치사 등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IMF 유동성 위기 때 치솟는 환율을 감당할 수 없어 의료기기를 국산화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 경쟁력이 충분한 기기를 개발해도 복잡한 검증과 허가절차를 넘기가 힘들고,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구매를 해주는 흑기사가 적어, 빛도 보기 전에 퇴장하고는 했다. 하루빨리 환경이 바뀌어 국내 업체가 내수 판매로 체력을 비축한 뒤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학, 중소기업, 첨단복합의료단지에 있는 연구실의 꺼지지 않는 불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강사법이 시행되면서 대학강사의 대량 해고로 이어져 대학은 조용하고, 국방부 전문연구요원제가 대폭 축소되면서 과학계는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여명기 어려운 때 미국과 독일의 경협자금으로 KIST를 세우고, 국가기간산업을 초석을 쌓았다. 지금은 식어가는 '대한민국호'의 성장동력을 다시 일으켜 세워기 위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나, 문재인케어의 제고가 필요한 때이다.
송도영 대구파티마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