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거리던 북항이 고요하다
벽에 걸린 마지막 달력처럼,
간간이 파도 울음 사이로 꼬리만 남은 겨울이 서표처럼 꽂힌다
열리고 닫히는 수많은 페이지
모래밭에 찍힌 활자를 물결이 지우고
그 틈으로 소리만 드나든다
바다는 겨울의 마지막 장을 남겨두고
차마 넘길 수 없다는 듯
다 읽지 못한 파도의 호흡을 다시 덮는다
동안거에 들 수 없는 파도는
차가운 바람에 머리를 식히며
끊임없이 모래밭에 밑줄을 긋는다
끝장까지 정독을 하고 나면 또 한해가 바뀔까
저 깊은 수심을 건너
수평선을 넘어간 나의 꿈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물수제비를 날린다
서너 번 물꽃이 핀다
물살에 떠밀려 마침표로 서 있는
저 폐선은 바다의 아픈 손가락이다
갈매기 한 마리 출항을 알리던 낡은 깃대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본다
북항의 하루가 저물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