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꽉 막힌 아베 외교…"풀리는 게 하나도 없네"

입력 2019-08-05 15:48:03

'경제전쟁' 선포로 한국 등 돌려…北은 '조건 없는 만남' 제안 일축
러시아와 남쿠릴열도 영유권 협상 교착…美, 무역협상서 양보 압박
도쿄신문 "아베 외교, 화려한 수사와 달리 사방 막힌 답답한 형국"

일본의 아베 신조(사진) 내각이 외교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 미국, 북한, 러시아와의 갈등이나 현안을 제대로 풀기는 커녕 꼬이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아베 신조(사진) 내각이 외교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 미국, 북한, 러시아와의 갈등이나 현안을 제대로 풀기는 커녕 꼬이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집권 자민당이 최근 참의원 선거 등에서 외교 성과를 치적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사방이 꽉 막힌 답답한 형국에 처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도쿄 신문은 5일 "아베 총리는 외교를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자부하지만, 성과를 자랑하기에는 걸맞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한일 관계 급냉, 미국과의 무역 마찰 우려, 북한과의 관계 개선 어려움, 러시아와의 북방 영토 협상 부진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정부가 '우방' 파트너인 한국과 징용 배상을 비롯한 역사 문제를 빌미 삼아 대립 수위를 높인 끝에 급기야 '경제전쟁 선포'를 택함으로써 한국 정부와 국민으로 하여금 일본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여파로 양국의 지자체 간 교류와 관광 교류 중단 사태가 확산해 두 나라 경제는 모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그간 친밀감을 과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언제든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시장 개방을 일본 측에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군 유지 비용의 대폭적인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아베 총리는 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5월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지만, 북한으로부터 "낯가죽 두껍다"는 비아냥만 들어야 했다. 게다가 북한은 최근 3차례에 걸쳐 발사체를 동해 쪽으로 날려 보내며 일본을 사정거리에 넣을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의 발전을 과시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조기 해결 의욕을 보였던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 문제에서도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2일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拓捉>)를 방문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며 러시아의 실효 지배를 강조했다.

일본은 4개 섬 중 2개 섬만 돌려받겠다고 조건을 완화했지만, 러시아는 남쿠릴열도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레이더 기지를 새로 설치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오히려 강화하는 추세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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