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온열질환 비상 3명 사망…폭염 수칙 준수

입력 2019-08-04 17:03:30

올해 온열질환자 경북 134명, 대구 15명…두통, 어지럼증 등 생기면 바로 시원한 곳으로

지난 3일 경북 고령과 김천에서 폭염 속 밭일을 나간 80대 2명이 잇달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도와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분쯤 고령군 마을 밭에서 A(85) 씨가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병원에서 A씨가 열사병 의심 증상으로 숨진 것으로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고령군의 이날 낮 최고 기온은 35.4℃였다.

전날 오후 7시 45분쯤 김천 한 대추밭에서도 밭일을 하던 B(86)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천의 당일 낮 최고 기온도 35.6도로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지난달 23일에는 경북 청도에서 올해 첫 번째 온열 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청도군 텃밭에서 C(82) 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날 청도 낮 최고 기온도 37도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지난달 말부터 10여일간 폭염특보가 지속되면서 대구경북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노약자들은 실외활동을 할 때 온열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4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9년 온열질환 감시체계 발생현황'에 따르면 3일 기준 대구경북에는 경북 134명, 대구 15명 등 모두 149명의 온열질환자가 신고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온열질환 사망 사고 3건 전부가 경북에서 발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대기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특히 어르신과 어린이, 심뇌혈관질환‧당뇨병‧신장질환자 등은 폭염 시에 건강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한다.

폭염 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오후 시간(12~17시)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보다 운동 강도를 10~30% 낮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풀고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고 부채질을 하는 등 체온을 내리는 조치를 우선 취한다.

만약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하며, 신속히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양동헌 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온열질환은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만큼 폭염이 오면 장시간의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히 물을 마시고 주기적으로 휴식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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