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대구 검찰, 지도부 잇단 퇴직에 고검장 자리는 공석

입력 2019-07-30 22:30:00

박윤해 대구지검장에 이어 서영민 1차장도 사직
전국적으로도 50대 초반 간부급 검사 줄사퇴 이어져

대구검찰청 전경.
대구검찰청 전경.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지난 26일 이뤄진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김호철(52·사법연수원 20기) 대구고검장과 박윤해 대구지검장(53·사법연수원 22기)이 사직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오는 31일로 예정된 중간 간부 인사에 앞서 서영민 대구지검 1차장검사(50·25기)도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도 50대 초반 간부급 검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으면서 검사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오전 열린 박윤해 대구지검장 퇴임식에서 박 지검장은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검찰은 존립할 수 없다. 국민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국민 곁으로 친절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박 지검장에 이어 대구지검 '넘버 2'인 서영민 대구지검 1차장검사도 하루 전인 지난 29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서 차장은 "마지막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대구검찰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떠나더라도 항상 검찰을 응원겠다"고 퇴직 소감을 밝혔다.

지난 1년간 대구지검을 이끌던 고위 간부 2명이 잇따라 사직하자 대구지검은 침통한 분위기다. 박 지검장과 서 차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자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에선 박 지검장 동기·후배 22∼23기 검사장 4명이 고검장으로, 서 차장 선·후배 24~27기 14명이 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고검장 자리가 공석인 대구고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앞서 법무부는 급격한 보직 변동으로 인한 혼란과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대구·대전·광주고검장과 부산·수원고검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여섯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뒀다고 밝힌 바 있지만 검찰 안팎에선 '결국에는 다 나가라는 말'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검찰 한 관계자는 "고위직을 이처럼 많이 비워두는 건 결코 통상적이진 않다. 이런 식으로 인적 개편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50대 초반 간부급 검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있다. 국가적 낭비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