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자유한국당 전면 부상에 총선 최대 접전지 수도권 비상

입력 2019-07-28 18:53:31 수정 2019-07-29 09:25:53

대구경북 영향력도 예전만 못 해, 지역 민심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다간 역풍 우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자유한국당 내 주요 보직이 잇따라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채워진 가운데 수도권의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공천농단' 이미지를 벗어도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기기 어려운데 당이 거꾸로 간다고 비판을 제기한다.

당내에선 영남지역이 주요 정치기반인 친박계가 당 장악력를 높이기 위해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 정서까지 외면하는 '도박'을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에 정치권에선 친박계가 핵심지지층의 민심을 오해하고 정치적 이익만 챙기고자 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28일 매일신문 기자와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렇다 할 혁신 없이 시간만 허비하다 총선이 다가오자 다시 한국당 내 최대세력인 친박계가 힘을 앞세워 당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대구경북의 민심도 이들을 응원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도로친박당이냐'는 여론의 비판에도 내부결속을 다지며 차기 총선 공천권 행사를 위한 요직 차지에 골몰하고 있는 친박계가 대구경북 정치를 대변하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철지난 친박타령만으로는 지역민심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었던 데다 탄핵 사유에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포함돼 있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역 내 위상이 예전만 못 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그래도 대구경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만한 간판이 없고 농촌지역에선 여전히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고 주장하지만 상당부분은 그들의 희망사항"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의 측은지심과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 전면에 내세우는 세력에 대한 지역민의 판단은 별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대구경북 민심을 잡아놓은 고기로 취급하며 선거 국면을 헤집다간 큰 코 다칠 것이라는 경고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호원'을 자처해 온 우리공화당이 내년 총선을 벼르고 있는 정치적 상황도 친박계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탄핵 정국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칼을 겨눴던 정당의 구성원 가운데 그 누가 '친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느냐"며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하려 하다간 대구경북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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