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백색국가 한국 제외에 대구 제조업계 비상

입력 2019-07-25 17:21:10

자동차 부품, 섬유, 기계 등 주력업종에서 일본산 원자재 수입에 지장
대구 제조업계, 원가 상승 품질 하락 등 피해 우려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제외가 가시화되면서 대구 제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부품, 섬유, 기계 등 대구 주력업종은 일부 원자재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 1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다. 의견수렴은 지난 24일 마감했고 조만간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개정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나라가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수출규제를 적용 받는 품목은 1천112개로 늘어난다. 사실상 식품, 목재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정상적인 거래일 경우 신속하게 허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4일부터 수출규제가 적용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은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수출허가도 받지 못했다.

대구 제조업계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타격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의 비중이 높지 않아 직접적 타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수출제한품목이 확대될 경우 납기일에 지장이 있을 뿐 아니라 제품 품질 하락,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16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재 수출규제로 영향을 받았다는 곳은 6.9%에 그쳤지만 수출제한품목이 확대된다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45.2%에 이르렀다.

대구 한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내연기관차 부품 대부분은 이미 국산화가 끝났지만 품질을 이유로 베어링 등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이 있다"며 "독일에서 수입하면 단가가 안 맞고 국산을 쓰자니 품질 문제가 있어 난감하다.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대비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사실상 손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 일각에서는 수출규제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벌써부터 수입하던 일본 원재료의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 한 섬유제조업체 관계자는 "염료 일부를 일본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데 품질에 큰 차이가 없는 국산이나 중국산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