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연극 재미없다! 재미있다!

입력 2019-07-25 11:04:50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어떤 아주머니 두 분이 어디선가 연극 초대권을 받았나보다. 이 두 분은 연극이란 것을 처음 보기에 들뜬 마음으로 극장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 난 후 이 두 분은 "연극은 너무 어렵고 지루해서 재미없다"고 말한다. 이와 반대로 연극 공연만 올라가면 대극장이든 소극장이든 가릴 것 없이 연극을 관람하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신다. 이분은 연극 관람하는 것이 자기의 행복이요 기쁨인 것이다. 그리고 이분은 "연극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다.

왜 똑같은 연극을 보면서 너무나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일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연극은 가장 대중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예술이면서도 가장 철학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예술이라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관객의 일반적 두 유형 중에서 전자는 부조리극이나 실험극 혹은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연극을 관람한 것이고 후자는 가족 드라마나 보기 편한 리얼리즘극 혹은 유명한 고전의 감동을 순차적으로 느끼면서 관객으로서의 훈련이 되어 진 것이라 여겨진다.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뽑으라면 바로 무대에서 표현하는 배우와 무대에서 관람하는 관객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어떤 이야기가 더해져 바로 연극예술이 성립 되는 것이다. 관객은 연극예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관객이 존재하지 않는 연극은 연극으로서 성립되지 않는다. 그리고 연극은 지금! 이 순간! 표현하는 자나 관람하는 자가 같이 교감하고 느끼며 동화가 되어 갈 때 비로소 성취감을 맛보는 예술장르이기에 관객도 배우와 마찬가지로 보는 것에 훈련 되어져야 하며 연극을 알고 봐야지만 연극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예술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첫 느낌은 평생을 간다는 어느 광고의 말처럼 관객으로서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의 유형처럼 그저 연극을 보러 갔을 때 그 실망감은 앞으로 두 번 다시 연극은 보기 싫다로 귀결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바로 연극도 영화처럼 알고 봐야 된다는 것이다. 연극은 영화보다도 더 많은 형식과 장르가 존재하기에 극단들도 관객들로 하여금 자기 취향에 맞게 작품을 선택 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하며 연극을 한번 본 관객이 연극 마니아가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작품에 임해야 할 것이다.

대중화 시대에서 연극이 살아남으려면, 관객을 존재시키려면, 상업화와 같이 상생하려면, 연극예술만이 가진 현장성과 객석과 무대 사이의 교감 그리고 극장 문을 나서고 잠자리에 들어도 가시지 않는 그 묘한 여운을 관객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현장예술인들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한편의 잘 본 연극을 통해 한명의 관객이 열 명이 되고 열 명의 관객이 백 명 천명이 되는 그 날을 꿈꾸어 본다.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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