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가 온다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최대 화두는 단연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에 높은 신뢰성을 특징으로 한 5G는 단순한 이동통신 네트워크 진화를 넘어 그동안 정체됐던 우리 IT 산업을 한 단계 이상 도약시킬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은 5G 고객이 많지 않고 이제 5G 기반 통신망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첫 시작인 만큼 5G의 특성을 대외에 잘 알릴 수 있는 콘텐츠 발굴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5G 인프라와 콘텐츠가 동반 성장해 나갈 때 소비자들이 5G의 효용성에 대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혈관으로 인류의 삶과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인프라로 기대되고 있다. 5G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핀테크(Fintech) 등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는 최신 IT기술과 연계한 서비스들이 보다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5G는 기존 통신망과 비교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5G는 기술적으로 현재 이 동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속도만큼 중요한 지연시간에 있어서도 1~4밀리세컨드(ms, 1000분의 1초)를 가진다. LTE가 30~50ms임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감소다. 연결성 측면에서도 기존 통신기술과 차별된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와 확장성이 확보되는 만큼 기존 기업의 IT인프라와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빅데이터 분야에 있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가 가능해지고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더 많은 기기에서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5G
5G가 진정한 클라우드 시대를 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버 등 물리적 장비를 더 이상 기업이 구매하지 않고 컴퓨팅 자원과 시스템을 온라인 상에서 구현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 IT시스템의 근간을 바꾸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5G망에서 보다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컬 영역에서 수행하던 분야들이 클라우드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더 정확하고 안전하며 개인화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데스크톱 가상화(VDI)다. 클라우드 기반의 VDI를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측면에서의 혁신도 가능해진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을 위해선 자동차에서 수집하는 센서 정보를 컴퓨터가 처리해야 하는데 이 시간이 빠를수록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지연시간 30~50ms 기준의 자동차가 시속 100km로 달릴 때 서버에서 차량에 정지 신호를 보내더라도 신호가 도달하는 동안 차량은 0.81~1.35m 이동하는데 반해 지연시간 1ms를 가정할 경우에는 2.8cm 밖에 이동하지 않는다.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유령 정체도 협력편대 자율주행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자동차 협력편대 자율주행은 차량 간(V2V), 차량-인프라 간(V2I) 통신을 통해 속도와 간격을 유지하는 것으로영상, 지도, 실제 도로 상황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5G가 필수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자동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5G가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아직 레이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 등이다. 이 같은 콘텐츠는 초고속과 초저지연이 모두 확보되어야 실현될 수 있다.
금융권에서도 5G 초연결과 서비스들간의 연결을 통해 더욱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가 창출될 전망이다. 기존에 개별적이고 폐쇄적인 서비스들로 인해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었다면 5G의 초연결은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 고속도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 3사, 중소기업 참여의 문 열어
이에 따라 5G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국내 중소기업에도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통신 3사 는 지난 4월 5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4월 기준 KT가 10만4696명, SK텔레콤 9만5265명, LG유플러스 7만1725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통신 3사 모두 최근 5G 생태계를 함께 조성할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중소기업과 함께 5G 신사업 개척에 나선 KT의 경우 5G 공동 사업이 가능한 유망 중소• 벤처기업 발굴 프로그램인 '비즈콜라보레이션'을 통해 6개 기업을 선정한 바 있다.
선정된 기업 중 하나인 '오아시스VR'의 경우,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을 융합해 상호 반응형 엔터테인먼트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5G와 결합된 VR은 소비자들이 보다 실감나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코아소프트'라는 업체는 AI 기반으로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AR 실내 측위 길안내와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보유한 '에이테크' 는 제조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의 품질관리 솔루션을 5G 기반으로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굳브로'는IoT를 활용해 산업현장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다. 이 업체가 만든 '스마트 안전모'는 작업 현장 주변의 공기질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소형센서가 부착돼 있어 작업자의 안전 관리는 물론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예방이 가능하다. 5G 기술과 합쳐질 경우 실시간 안전관리가 가능해진다.
SK텔레콤 역시 무인항공기 중소개발업체인 유콘시스템과 협력을 통해 '5GX 드론 솔루션'을 개발한다. '5GX 드론 솔루션'은 5G와 AI, 데이터 분석 등 최신 ICT 기술을 드론에 접목한 차세대 서비스다. 공공 안전, 재난 등 사회 안전망 구축, 산업시설 보안, 시간 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한다.
LG유플러스도 중소 벤처기업이 5G 서비스와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는 공간인 '5G 이노베이션 랩'을 열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이곳에서 손쉽게 기술 개발 및 테스트, 상용화까지 가능토록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5G 핵심 기술을 AR, VR, AI, 빅데이터 등의 14개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최근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화웨이 역시 첫 5G 오픈랩을 최근 한국에 열었다. 화웨이의 5G 오픈랩 역시 5G 기반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국 중소기업,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5G 테스트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클라우드와 VR•AR, 커넥티드 자동차, 로봇, 스마트 제조 등 4가지 산업 시나리오가 화웨이 5G 오픈랩의 핵심 연구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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