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에 노크하세요] (2)게임업체 KOG

입력 2019-07-14 16:31:38 수정 2019-07-14 17:12:51

대구 게임업체 (주)KOG 직원들이 게임 캐릭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게임업체 (주)KOG 직원들이 게임 캐릭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IT기업에 대해 구직자들이 갖는 이미지는 '높은 업무강도'와 '좋은 사내 복지'로 갈린다. 업무 마감 시한을 앞둔 고강도 야근을 일컫는 '크런치 모드'라는 단어도 IT업계에서 나왔다. 그럼에도 수평적인 사내 분위기와 상대적으로 높은 복지 수준에 매력을 느끼는 구직자가 적잖다.

2000년 설립된 (주)KOG(이하 코그)는 유명 게임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 등을 개발한 대구경북 최대 게임업체다. 업종 특성상 대구경북 내 다른 기업들에 비해 사내 복지가 뛰어난 편에 속한다.

코그는 타지역에서 온 직원에게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오피스텔을 기숙사로 제공하고 있다. 첫 1년 동안 숙소에 드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이듬해부터는 월 20만원씩 지원한다.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던 채 도심 한가운데 오피스텔에서 살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동종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게임지원비'도 현직 직원들이 좋아하는 부분이다. 직원이 게임을 사는 데 쓴 영수증을 회사에 제출하면 1년 120만원 한도로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양한 게임을 해봐야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한 끼당 원가 9천원 수준의 사내식당, 매년 회사가 전액 부담하는 해외여행도 직원들에게 인기다.

코그에 10년째 다니고 있는 이규준 팀장은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가 최대 장점"이라고 했다. 창의성이 중시돼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인 게임업계 중에서도 특히 수평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팀장은 "이종원 대표가 자유롭고 젊은 분위기를 중요시한다. 스스로를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할 정도"라며 "자연스레 직원들도 서로 직급을 부르는 대신 편하게 '형', '누나'로 부르며 지낸다. 마음 편히 개발하고 싶은 구직자들에게 코그는 참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구직자들의 부정적 인식이다. 게임업체 취업을 꿈꾸는 일부 구직자들에게 코그는 '대구의 등대'라는 달갑잖은 별명으로도 불린다. 늦은 밤 불이 꺼진 빌딩에 코그 사무실만 유일하게 환하다는 얘기를 등대에 비유한 것이다. 그만큼 직원들이 잦은 야근과 격무에 시달린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서울 대형 게임업체만큼 인력이 풍부하지 않다 보니 경쟁력을 가지려면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과거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전 직원이 주 40시간 내외로 일하고 있다. 야근한 직원들을 위해 설치했던 수면실도 쓸모가 없어져 다른 용도로 바꾸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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