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불화수소', 러시아가 한국에 공급 제안"

입력 2019-07-12 17:10:58 수정 2019-07-12 22:46:28

靑 관계자 밝혀…韓 기업들 수입처 '대체재' 가능할지 관심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12일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수출입 통계자료를 모니터에 게시한 뒤 이낙연 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12일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수출입 통계자료를 모니터에 게시한 뒤 이낙연 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될 경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길 수 있어 추후 논의가 주목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정부로부터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세한 사항까지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러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그런 내용을 전달한 바는 있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외교라인을 통해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가 경쟁력 면에서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혹은 더 우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기업 간담회에서도 독일·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이 언급된 바 있다.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공급선 변경이 생각만큼 쉽게 이뤄지지는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급선이 바뀔 경우 불화수소에 대한 시험 기간을 거쳐야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공급한 불화수소가 일본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소재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공급은 장기대책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단기대책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순도가 아무리 높아도 반도체에 필요한 스펙(사양)을 맞추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불화수소 제품을 채택하려 할 경우 스펙을 맞추기 위해 1∼2년 수정을 거듭하면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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