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독립리그에서 '1루 도루'라는 획기적인 실험을 한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애틀랜틱리그가 후반기에 타자들에게 1루 도루를 허용할 것이라고 12일(한국시각) 전했다.
생소한 1루 도루 상황은 다음과 같다.
볼 카운트에 상관없이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뜬공(볼이 뜬) 상태로 잡지 못하면, 심판은 이를 라이브 볼(인플레이 상황)로 간주하고, 타자는 1루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잡지 못해 삼진 아웃이 되지 않는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포수가 공을 놓치면 타자는 어느 볼카운트에서건 1루로 뛸 수 있다는 게 1루 도루의 개념이다.
이러면 베이스를 훔친다는 뜻의 도루(盜壘·stolen base) 개념도 바뀐다.
KBO리그 야구 규칙에는 주자가 안타, 풋아웃, 실책, 포스아웃, 야수선택, 폭투, 패스트볼, 보크에 의하지 않고 1개 베이스를 갔을 때 도루가 기록된다고 서술돼 있다.
쉽게 풀어 자신의 발로 2루, 3루, 홈을 훔친 주자에게 주는 기록이 도루다. 이번 MLB 사무국이 애틀랜틱리그에서 하는 실험은 타자에게도 도루 기록을 줘 '1루 도루'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1루 도루를 허용하면 투수는 발 빠른 타자가 타석에 있을 때 폭투의 부담 탓에 변화구를 마음대로 던질 수 없다. 제구 능력이 좋지 않은 투수도 애로를 겪는다.
대신 발 빠른 타자는 투수를 공략할 범위가 줄어들기에 이득을 본다.
MLB 사무국은 독립리그 애틀랜틱리그와 지난 2월 3년간 제휴 협약을 하고 앞으로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순차 도입을 추진할 다양한 제도와 규칙 등을 실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