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의 TK리더 자격에 대한 의문 꼬리를 물기 시작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TK)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 TK가 보수의 대표라 불리는 한국당을 지켜준다면 전국적 바람몰이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부분에서 한국당은 'TK=자유한국당'이라는 전통적 등식을 내세운다.
이런 가운데 'TK=자유한국당'이라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TK 맹주'라는 등식은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TK 지역민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자에 게재된 매일신문 창간 73주년 기념 여론조사결과에서 TK 지역민들이 황 대표의 경쟁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도 TK에서의 황 대표 위치가 어디쯤인지에 대한 의심이 고개를 들게 만든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은 "황 대표가 TK에서 연착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한계점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TK 출신이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적극적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황 대표, TK 대표 맞나?
최근 10여년간 한국 정치사를 볼 때 TK가 전폭적으로 밀어준 TK출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갔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은 TK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출생지가 대구인데다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으로 4번이나 당선돼 TK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황 대표는 다르다. TK와는 전혀 연고가 없다.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청와대 입성에 실패한 이회창 전 국무총리를 떠올리는 지역민들도 적지 않다. '지역에서 나고 자라 지역 실정을 이심전심으로 잘 아는 지도자 감은 없느냐?'는 지역 정서 앞에 황 대표가 불안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TK에 대한 공천이 황 대표에 대한 TK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세력을 확장하고자 TK에 내리꽂기 공천을 하는 무리수를 뒀을 때는 '지역 출신 대통령 만들기' 정서가 상쇄작용을 했지만 황 대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통해 자신의 대선가도를 호위해 줄 세력을 확보해야 하는 황 대표로선 절체절명의 과제를 한국당 후보 당선가능성이 높은 TK에서 풀어야 하지만 지역여론의 호응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황 대표가 당의 거점인 TK의 광역자치단체장과 제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느냐, 그리고 황 대표가 TK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나온다.
TK의 광역부단체장 출신 한 인사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의 지역 순회를 보면서 한국당은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의 텃밭 TK에 대해 한국당이 너무 안이한 사고로 접근한다"고 꼬집었다.
당내 일각에선 황 대표가 대권 경쟁자인 홍준표 전 대표로부터 공천을 받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스킨십 부족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영진 시장은 홍 전 대표와 대학교, 이철우 도지사는 중학교 동문이고 이 지사는 홍 전 대표가 당을 이끌 당시 수석최고위원을 지내면서 최측근으로 호명됐다.
◆대안도 없고 시간도 없다…황 대표로 가야한다?
황 대표를 따르는 TK 의원들은 "황 대표만한 사람이 없다"며 TK 대안부재론을 내세운다. 홍준표 전 대표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나이가 너무 많은데다 '흘러간' 사람이고 새로운 신진 세력을 지금 발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황 대표는 국정 경험이 많고 문재인 대통령과 겨룰 수 있는 '반듯한' 사람이라는 점을 황 대표의 측근 TK 정치인들은 강조하고 있다.
황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추경호 한국당 의원(달성)은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끈 대구경북민의 자부심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시해 온 정치인이 황 대표다. 개인적 정치 이해를 좇기보다 헌신과 소명의식을 강조해 온 그동안의 정치행보도 지역민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의원은 "대안부재론 때문에 지역민들이 보수의 새 주자로 황 대표를 선택했고 당 대표로 있지만 요즘 행보를 볼 때 'TK 대표'로 보기에는 활동이 전무하다"며 "홍준표 전 대표가 일찌감치 '나는 대구사람'이라고 선언했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TK구애 행보,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당 텃밭 호남 민심잡기 행보와는 하늘과 땅 차이로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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