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에 시달리다' 아내·딸 살해한 60대 가장 구속영장

입력 2019-07-10 16:39:42

우울증 전력, 달아나지 않고 사흘째 현장 머물다 긴급체포
경찰 "환각과 망상으로 잘못된 상상 하며 범행 가능성" 판단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아내와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6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56)와 딸(29)을 흉기로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이틀이 지난 9일에 알려졌다. 회사원인 이 씨 아내가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직장 동료 연락을 받은 아내 친구가 9일 오전 이 씨 집을 찾아왔다. 이 씨는 범행 후 달아나지 않고 사흘째 집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밖에서 문을 열어 달라고 독촉하는 소리가 들리자 이 씨는 스스로 문을 열어줬다.

경찰은 이 씨 아내와 딸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피를 흘리며 거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이 씨는 범행 당시 피가 묻은 옷을 입은 상태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남성이 아내, 딸과 함께 연애하는 것을 목격해서 그랬다"며 "지금 생각하니 그게 환청과 환시였다"며 "5월 퇴직 이후 별다른 벌이도 없는 상태에서 아내가 혹시 노후준비를 잘 된 돈 많은 (환청 속) 남자와 재가를 할까 두려웠다"고 했다.

이 씨는 범행 뒤 자해를 시도하다 누군가로부터 "화장실에 머물러 있어라"는 환청을 듣고 화장실에 숨어 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 씨는 10년 전에 우울증 증세로 두 달가량 약을 먹었고, 최근에 불면증, 식욕부진 등 증세가 심해져 정신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씨가 우울증에 의한 환각과 망상으로 잘못된 상상을 하면서 가족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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