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시도당위원장 공생 가능성 타진하면서도 현실적 어려움 토로
여당의 시도당위원장들이 모여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자리에서도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시도당 책임자 사이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두 지역의 정치권이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를 두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남권 신공항 논쟁이 두 지역 가운데 하나를 잃을 수밖에 없는 '제로섬' 구도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마땅한 대안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남칠우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9일 오전 열린 민주당 대표-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두 지역의 자제와 중앙당의 원만한 중재를 요청했다.
남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이 똘똘 뭉쳐 유권자들에게 실력 있는 집권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야당과 겨뤄야 하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 위원장은 "영남권 신공항 문제로 두 지역의 갈등이 증폭되자 지역의 야당 인사들이 '민주당이 대구경북을 포기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데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영남 후보들이 공생할 수 있도록 동지애를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대만 경북도당위원장도 "총선을 앞두고 당이 지역으로 나뉘어 분열해서는 곤란하다"며 "특히 두 지역 가운데 한 지역이 이익을 챙기면 다른 지역에서 반드시 손해를 봐야 하는 '제로섬' 구도에 갇혀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의 수위조절 요구에 울산, 경남 시도당 위원장도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상헌 울산시당위원장은 "주민들의 성원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내실 있는 공약을 개발해 영남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 갈등을 숙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들이 영남지역 전역에서 윈윈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공약개발에 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다만 민홍철 경남도당위원장은 "대구경북 만큼이나 치열한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양해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재수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