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 대구 관심 지역…동을, 수성갑, 북을, 달서병

입력 2019-07-05 06:30:00

21대 총선이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수텃밭인 대구경북을 차지하기 위해 여야 모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동을을 비롯한 '비(非) 자유한국당' 지역구가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으며, 경북에서는 포항남·울릉과 포항북, 구미을에서 여야 후보간 경쟁이 치열하다.

◆대구

▷동을

4선을 지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역구 변경의 뜻을 접으면서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대선 주자였던 유 의원을 두고 수도권 출마설 및 보수 '잠룡'에 걸맞은 지역으로의 이동 출마설이 꾸준히 돌았으나 유 의원은 이를 일축했다. 그는 지난달 3일 경북대 강연에서 "저는 어려운 길로 간다. 제게는 동을이 어려운 지역"이라며 "저를 4번이나 뽑아준 대구시민께 정당이든 지역구든 쉽고 편한 곳을 찾아가는 정치는 안 할 것이고 제일 어려운 길로 꿋꿋이 가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에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규환 비례대표 의원을 당협위원장에 임명시켜 유 의원의 대항마로 부각시켰다. 강원도가 고향인 김 의원은 모친의 장례를 동화사 스님들이 치러 준 것과 배고픔에 쓰러져 있을 때 파티마 병원 수녀들이 거둬 준 것 등 지역 연관성을 전파하면서 지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 의원의 당내 경쟁자로는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있다. 지난 지방선거부터 대구시장에 도전하며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려 온 만큼 김 전 장관의 완주가 한국당 공천 구도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본선 경쟁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대결이 치열하게 진행될 경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이승천 민주당 동을 지역위원장과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의 공천 경쟁이 유력하다.

▷수성갑

여야 잠재적 대권 주자들의 정치 활로가 걸려 있는 곳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간 대결구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는 등 꾸준히 몸집을 불려 온 김 의원은 지난 4월 장관직을 마치자마자 현장에서 인수인계를 한 뒤 곧바로 대구로 내려왔다. 현 정권에 대한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실정과 적폐청산에 따른 'TK 차별' 여론은 김 의원이 넘어야 할 숙제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논란'도 그가 풀어내야 할 숙제다.

다만 현 정부 핵심 인사로서 여권의 대대적인 물량공세는 기대할 수 있다. 선거가 다가올 때쯤 여권 지도부가 대구를 찾아 김 의원 손을 잡고 대대적인 '선물'과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김 의원의 개인기도 주무기다. 한국당 의원들조차 "김 의원의 회복력이 상당하다. 빠르게 지역구 여론을 다잡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당에서는 김 의원의 대항마로 김 전 비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김 전 위원장은 "보수의 성지인 대구에서 수성구와 북구를 한국당이 내줬다는 것은 대단히 자존심 상한 일이다. 두 곳의 내년 총선 결과는 대구뿐 아니라 한국 보수 세력의 진로와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대구 수성구든 어디든 당이 필요한 곳에 나갈 용의가 있다"고 말해 수성갑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의 수성갑 출마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 지역 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순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도 보수세력의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북을

이 지역에서 3선을 노리는 홍의락 민주당 의원의 대항마로 한국당 전현직 의원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돼 한국당 내 교통정리가 변수로 부상했다.

현재 한국당에서는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가운데 서상기·주성영 전 의원 등이 표밭을 일구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지역구에 상주하며 산악회 및 각종 직능 모임에 참석하면서 조직을 관리해 온 것이다.

여기에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성 출신으로 경북에서만 3선을 한 김 의원의 지역구 이동설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홍 의원은 한국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승산 있다'고 보고 있다. 19대 때부터 현역의원으로서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여왔으며 지역구 주민의 신뢰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홍 의원도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같이 현 정권의 경제 실정과 TK 차별 여론은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다만 홍 의원이 3선에 성공하면 여권 내 중진 대열에 합류하고, 국회 상임위원장과 중앙당 요직 등에도 기용될 수 있는 만큼 지역민들로선 홍 의원의 '쓰임새'에 주목하는 기류도 포착된다.

한국당과 민주당의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을 지낸 황영헌 아세아텍 이사가 탈당 이후 한국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이영재 정의당 지역위원장과 조명래 정의당 대구시당 정치개혁본부장은 진보세력 결집을 주장하며 후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당내 비례대표 의원 증원을 고대하고 있는 만큼 열세인 대구에서의 득표력 강화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서병

이렇다할 개혁 세력 내 후보군은 없으나 보수진영 후보자들이 진검승부를 펼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어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 대 강효상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간 한 판 대결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도 이 지역의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조 의원은 최근 친박 홍문종 의원 등과 함께 손잡고 친박을 표방하는 우리공화당을 창당했다. 홍 의원은 "내가 정치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상의 없이 뭐를 결정한 적이 없다"는 말로 박 전 대통령의 직간접 지지를 암시했다.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간접적인 지원과 태극기 세력을 등에 업고 원내 세 확산을 위해 달서병만큼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의원은 비한국당 세력의 확산을 막아내고 자신의 지역구 입성을 위해 조 의원을 반드시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강 의원은 최근 "지난 총선 때 친박 연대가 일부 성공했으나 이는 미래 권력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현재 대구의 희망은 한국당 밖에 없다"며 자신의 승리를 낙관했다.

이런 가운데 강 의원에게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도전장을 내밀며 당내 공천 경쟁도 점쳐진다. 김 전 청장은 최근 지역구를 달서을에서 달서병으로 옮기고 출판기념회까지 열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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