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노조 파업 이틀째 "비정규직 철폐" 집회·시가행진 이어가

입력 2019-07-04 17:59:48

대구경북, 파업 첫날보다 참여인원 200여명 늘어…학교선 이틀째 도시락, 빵·김밥 등으로 대체 급식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이틀째인 4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앞에 모여 총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600여 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원이 참여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원상 회복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이틀째인 4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앞에 모여 총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600여 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원이 참여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원상 회복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4일 오후 조리실무원, 초등 돌봄 전담사, 특수교육 실무원 등 600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은 700여 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구시교육청 앞 광장에 모여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전국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 이틀째인 이날 대구에서도 파업 참가자들이 집회를 열고 정규직 전환 등을 촉구했다.

이날 파업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고충을 토로했다. 동구 신천초교에서 돌봄 전담사로 일하는 천은숙(51) 씨는 "돌봄 전담사 대부분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교육 전문가들로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그런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단순 노무직으로 분류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잠깐의 파업으로 많은 것이 바뀌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처우 개선이라도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 한 초등학교에서 11년째 조리실무원으로 근무하는 이모(53) 씨는 "뜨거운 솥 곁에서 일하다 보면 에어컨을 틀어도 조금만 지나면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오후에 급식을 배식하기 전에는 젖은 조리복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라고 했다.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육 실무원들도 집회에 참가했다. 동구 불로중에서 10년 넘게 근무 중인 이선영(50) 씨는 "특수교육 실무원들은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의 손발이 돼주는 존재다. 그런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는 등 직업적인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이틀째인 4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이틀째인 4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한 '노동자가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원상 회복'을 외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집회 후 참가자들은 대구시교육청~수성교~반월당네거리까지 약 2.2km 구간을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시민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하지만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현실에 잠깐만 귀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경찰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한편, 이날 대구경북에서는 파업에 1천388명이 참여했다. 첫 날(1천156명)보다 200여 명 늘었다. 대구에선 급식 종사자 225명, 초등 돌봄전담사 12명, 특수교육 실무원 118명 등 605명이 참여했다. 경북은 급식 종사자 502명 등 783명이 일손을 놓았다.

일부 학교들은 이틀째 정상 급식을 못했다. 대구에서는 오전 수업(1개교)을 비롯해 도시락(23개교), 빵·김밥 등 대체식(10개교) 등 34곳이 급식을 못했다. 경북은 도시락(28개교), 대체식(69개교) 등 134곳에서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조는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요구사항을 놓고 교육당국과 여전히 입장차를 보여 사태 장기화 우려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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