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선 남하' 북한주민 4명 중 2명, 귀순 의도 몰랐다

입력 2019-07-03 18:28:04 수정 2019-07-03 21:44:24

귀순자 2명 탈북 이유는 "생활고·한국영화 시청 처벌 두려워서"
목선 조업활동 중이던 것으로 결론…"잡은 오징어는 인근 상선에 넘겨"
정부 "대공혐의점 없다" 발표…"간첩선 아니고, 특수훈련 받은 특징 없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 목선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된 북한 목선 전경. 길이 10m, 폭 2.5m, 높이 1m 크기로 1.8톤 엔진 28마력, 최고 속력은 6~7노트의 소형 목선이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소형목선을 타고 삼척항에 내렸던 북한 주민 4명 중 2명은 선장 등의 탈북 의도를 모르는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북방한계선(NLL)을 넘게 된 것으로 정부 조사에서 확인됐다.

3일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서는 북한 목선을 타고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주민 4명의 실체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국내에 남은 귀순자 2명은 처음부터 탈북을 결심하고 배를 탔으며, 귀환을 선택한 나머지 2명은 선장 등의 탈북 의도를 모르는 상황에서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귀순자 2명 가운데 하나인 선장 A 씨는 생활고와 가정불화가 귀순 동기였다고 진술했다.

선원 B 씨는 과거 한국에 있는 이모를 찾아 육상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돼 수감생활을 한 적이 있으며, 한국영화 시청 혐의로 조사·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귀환자 2명은 선장의 탈북 의도를 몰랐다고 진술했다.

북한에서는 어로 작업을 할 때 최소 3명이 배에 승선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선장이 이들을 추가 선발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정부는 선원 일부가 인민복과 얼룩무늬 전투복 등을 착용해 제기된 '위장침투' 의혹에 대해선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작업복' 등의 목적으로 착용한 것이라고 파악했다.

선원 B 씨가 인민복을 착용한 것은 선장이 출항 검열에 대비해 "깨끗한 옷을 입고 오라"고 지시하자 가장 깨끗한 옷이 인민복이라고 생각해 입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핵심 의혹 중 하나였던 '북한 목선이 실제로 조업 활동에 사용된 배였는가'와 관련해서도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상 그렇다고 결론지었다.

배 안에 사용 흔적이 없는 그물 5대만 남은 것과 관련해선 '배에 있던 그물 15대 중 10대를 사용하다가 2대는 그물이 엉켜 절단하고 나머지는 배수펌프 고장으로 물을 빼내는 과정에서 작업에 방해가 돼 바다에 버렸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정부는 또 북한 선원들이 식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와 관련해선 항해 중 선상에서 밥을 지어 끼니를 해결한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이런 점들을 근거로 이들에게 "대공 혐의점은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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