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해신공항 변함없다'는 김현미 장관의 말, 믿고 싶지만

입력 2019-06-28 06:30:00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추진과 관련해 "김해신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26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합의점을 찾자는 취지이지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건 아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이 올바른 견해를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청와대·여당의 분위기로 볼 때 김 장관의 소신이 관철될 수 있을지 믿기 어렵다.

김 장관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김해신공항 추진'을 밝히며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를 거부해온 것은 사실이다. 부울경이 지난 4월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서 김해신공항 거부 의사를 발표하자,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보고회 1시간 후에 강도 높은 반박 자료를 내놨을 정도다.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김 장관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지난 20일 부울경 단체장들과 만나 재검증 문제를 '총리실로 이관한다'고 합의했다. 김 장관이 '청와대·여당의 요구를 계속 거절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국토부의 입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 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김 장관이 다음 달 개각 때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후임 국토부 장관은 더 신뢰하기 어렵다. 지난 3월 국토부 장관에서 낙마한 최정호 후보자가 청문회를 전후해 김해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추진 찬성'에서 며칠 만에 '보류' 내지 '조건부 반대'로 돌변한 것을 보면 관료들의 소신은 믿을 수 없다.

국토부가 '김해신공항 추진' 입장을 갖고 있다고 대구경북이 손놓고 있다간 낭패를 당할 것이 뻔하다. 여권은 총선을 위해 고집을 버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총리실에서 재검증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대구경북으로선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정당성과 명분에서 앞서는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