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우울한 뉴스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지만 성장 흐름 둔화, 기업의 탈(脫)한국 등 경제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 위기가 가중돼 국가 쇠망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을 뺀 경제성장률이 2018년 1.4%, 2017년 2%에 그쳤다. 실제 성장률인 2018년 2.7%, 2017년 3.1%보다 1%포인트 넘게 줄어든 수치다. 2~3년간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가 잘나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장 흐름이 둔화됐다. 문제는 반도체 경기가 꺾여 성장률과 수출 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 초반으로 떨어졌고 지난달 수출액은 3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액이 1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한국을 떠나는 기업은 급증 추세다. 올 1분기 국내 기업 등의 해외직접투자액은 141억1천만달러로 작년 1분기보다 44.9% 늘었다. 1981년 4분기 이후 38년 만의 최고치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작년 1분기 24억1천만달러에서 57억9천만달러로 140.2% 증가했다. 과도한 규제와 반(反)기업 정서, 경쟁국에 비해 높은 법인세율과 인건비 등이 기업을 국외로 내몰고 있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지금껏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기업인, 경제 전문가 등은 경제 실상과 배치되는 얘기라며 비판을 쏟아냈고 이를 입증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는 마당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경제 위기를 부인하고 덮어서는 제대로 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대통령과 정부가 경제 실상을 직시(直視)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출발점인데 그런 모습이 안 보여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