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태수 사망증명서 확보…"작년 에콰도르서"

입력 2019-06-25 09:30:47

현지 당국에 진위 확인 요청…넷째 아들과 함께 도피생활한 듯

도피 21년 만에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 씨가 22일 오후 국적기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의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도피 21년 만에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 씨가 22일 오후 국적기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의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이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숨졌다는 내용의 사망증명서를 검찰이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강제 송환된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54)씨의 진술 등에 비춰 정 전 회장이 실제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증거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한근씨가 송환 과정에서 파나마 당국에 압수당한 여행용 가방 등 소지품을 전날 외교행낭을 통해 건네받았다.

한근씨는 에콰도르 당국이 발급한 정 전 회장의 사망증명서와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위조 여권, 화장된 유골함 등을 정 전 회장의 사망·장례 증거로 제시했다. 사망증명서에는 정 전 회장의 위조 여권에 기재된 이름과 같은 인물이 2018년 12월1일 심정지로 숨졌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학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이유로 출국해 12년째 도피생활을 해왔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두 나라에 범죄인인도를 요청해놓은 상태였다.

한근씨는 지난 22일 송환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부친이 지난해 숨졌고 임종을 지켰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근씨가 2017년 7월부터 거주한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정 전 회장과 함께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보고 에콰도르 당국에 증명서의 진위 확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정 전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그가 체납한 천문학적 세금은 환수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정 전 회장은 증여세 등 73건의 국세 2천225억2천700만원을 내지 않아 고액 체납자 1위에 올라 있다.

검찰은 한근씨가 1997년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회사 자금 3천270만 달러(당시 한화 320억원)의 행방을 단초로 정 전 회장 일가의 은닉재산을 추적할 방침이다. 한근씨는 293억8천800만원, 셋째 아들인 정보근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는 644억6천700만원의 국세를 체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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