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논란은 여권내 TK 정치력과 직결

입력 2019-06-23 19:18:05

김부겸, 총선 및 대권가도에 영향, 홍의락·김현권 등 낙선하면 민주당 내 TK 위상도 증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특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특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5개 단체장이 3년 전 정부의 김해신공항 확장안 결정에 승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자유한국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철우 경북지사를 배제한 채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자, 대구경북(TK)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총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채 TK를 패싱한 국책 사업 번복에 민주당 소속 지역 의원들의 반발은 생각보다 강하다. 내년에 치러질 총선은 물론이지만 이후 민주당 내 TK 위상과 대권 구도와도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좌시할 수만은 없다는 게 TK 민주당 인사들의 속내이다.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이 장관을 맡고 있는 국토부와 역시 같은 당 소속인 오거돈 부산시장·송철호 울산시장·김경수 경남지사의 합의, 그리고 재검증을 맡기로 한 이낙연 국무총리에 정면 반발하는 모양새다.

다음 대권을 노리는 김 의원으로서는 지역 장악력이 그의 확장성과 정치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지름길인데, TK 여론이 돌아서면 지금까지 쌓아온 정치적 자산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최근 '안이김박'이라는 음모론까지 확산되면서 김 의원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고 있다.

'안이박김'을 처음 꺼낸 인사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다. 그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 도중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시중에 안희정 날리고 이재명 날리고 그다음은 박원순, 까불면 날린다는 말이 회자된다"며 "'김'이 누구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이박김'을 비문(비문재인)계 대권잠룡이라 보면 '김'은 (친문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아니라 김부겸 의원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라며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지난 총선 때처럼 PK를 노리기 위해 TK를 외면하는 것이라면, 김 의원이 '버리는 카드'가 된 게 아니냐"고 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이 지난달 "지역 출신들이 다 배제되고 핍박받을 때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장관 출신이 대구에 와서 '지역주의 타파'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압박한 점도 김 의원의 전투력을 높이고 있다.

또 김병준 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구 수성갑 출마설까지 겹쳐 김 의원은 대선은 물론이고 당장 내년 총선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편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TK와 부산·울산·경남(PK·부울경)의 오랜 갈등을 고려해볼 때 김해신공항 합의를 파기할 경우 홍의락·김현권 의원 등 민주당 TK 의원들도 총선에서 위기감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정권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PK만 동진정책의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것이지, 참패한 TK에는 미련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대 총선 선거운동 중이던 2016년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후보 지원유세를 하던 중 "부산에서 민주당에 5석을 주면 부산시민이 바라는 신공항을 착공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후 총선에 민주당은 김영춘·김해영·박재호·전재수·최인호 의원 등 정확히 5명을 PK에서 배출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 알짜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3선 의원으로 차기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노리는 홍의락 의원과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경북 구미에서 둥지 트려고 하는 김현권 의원이 '신공항 역풍'으로 낙선할 경우 민주당내 TK 위상은 사라지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