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돋보기] 새로운 것과 옛 감성 합친 뉴트로,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

입력 2019-06-22 06:30:00

젊은 사람에겐 처음 접하는 새로운 아날로그문화, 중·장년층에겐 추억 공유

아날로그 감성과,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옛 것이 주는 새로움에 푹 빠진 젊은이들이 늘면서
아날로그 감성과,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옛 것이 주는 새로움에 푹 빠진 젊은이들이 늘면서 '뉴트로' 트렌드가 SNS 등에서 큰 인기를 끈다. 지난해 대구 중구청은 근대골목 투어 참가 관광객에게 개화기 복장을 대여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중구청 제공

A(28) 씨는 최근 집 인테리어 소품으로 블루투스 스피커가 내장된 턴테이블 레코드 플레이어를 샀다. A씨는 "LP 음악을 한번도 들어본 적 없지만 최근 턴테이블이 SNS에서 감성적인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고, LP판을 수집하는 이들도 멋져 보여 취미삼아 구입했다"고 말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뉴트로'(Newtro)가 2030 젊은 층의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

젊은 층은 대중문화를 통해 간접 경험한 과거의 투박하고 불편한 구식 제품을 체험, 소장하고 기념하는 데 의미를 둔다. 최신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의 피로에서 벗어나 따뜻한 감성을 추구하는 공감대도 뉴트로 인기에 한몫했다. 이는 SNS 인증사진 등으로 소개돼 또래들에게까지 동참 붐으로 번진다.

대표적 '뉴트로 아이템'은 필름카메라, 1980년대 교복·교련복, 이른바 '잠자리 안경'으로 불리는 큰 선글라스, 복고풍 디자인의 소주 등이다. 1980년대 유행한 음악 '시티팝' 장르 붐에 카세트 테이프 구입처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대구 한 필름카메라 수리 전문점 박태준 사장은 "최근 2년 새 한달 수십 건으로 늘어난 수리 문의를 받으며 필름카메라 인기를 실감한다"며 "내가 아니면 지구상의 아날로그 카메라 하나가 또 쓰레기장으로 버려진다. 단 하나라도 더 살려보자는 심정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중구의 한 레코드가게 주인 역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큰 인기를 끈 후 그룹 '퀸'의 LP를 찾는 젊은층이 늘었다. 아날로그만의 감성이 있다"고 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들과 다른 개성, 독특함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접해보지 못한 옛 물품, 아날로그적 감성 등을 새로운 문화로 인식하고, 이를 SNS를 통해 타인에게 보여주면서 관심을 얻는 데서 더 큰 만족감도 느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근대식 복장을 입은 시민들이 대구 3·1만세운동계단을 걷고 있다. 중구청 제공
근대식 복장을 입은 시민들이 대구 3·1만세운동계단을 걷고 있다. 중구청 제공

'뉴트로' 문화를 접목한 관광상품도 속속 등장했다. 중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근대골목투어 청라버스 관광객에게 근대 개화기 복장을 빌려주며, 또 다른 뉴트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개화기 복장은 지난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계기로 인기를 끌었다. 관광객들은 화려한 색에 품이 큰 외투, 모던한 스타일의 벨벳 의상 및 모자 등을 착용하고 근대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으며 뉴트로 감성을 제대로 즐긴다.

중구청 관계자는 "뉴트로는 새로움을 쫓는 젊은 세대와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기성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트렌드다. 중구 근대골목 투어, 김광석길, 북성로 골목 등 옛 정취를 느낄수 있는 중구 관광지와도 콘셉트가 잘 맞아 인기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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