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대응 고민 깊어...의회 신중론과 참모 강경론 사이에서 고심

입력 2019-06-21 15:42:47

"트럼프, 드론 격추에 對이란 보복공격 승인했다 돌연 철회"

미국을 방문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 전 취재진과 만나
미국을 방문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 전 취재진과 만나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면서도 "의도적인 것이었다고는 믿기 어렵다"며 확전을 자제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정찰용 무인기(드론)를 격추한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승인했다가 돌연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깊은 고민 속에 빠져있음을 드러냈다.미국 의회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백악관과 행정부의 일부 참모들은 강경론으로 엇갈려 그가 어떤 대응책을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미군은 이날 밤 이란을 겨냥한 제한적인 타격을 준비했으나, 공격이 실행되기 전 갑작스럽게 공격 승인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미 정부 관리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레이더와 미사일 포대를 포함한 소수의 타깃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승인했으나 작전이 승인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군 당국에 '공격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종일 국가안보 분야의 최고위 참모진, 의회 지도부 등과 대(對) 이란 전략을 격렬하게 논의한 끝에 이와 같은 보복 공격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군사 대응에 찬성한 반면, 국방부 관료들은 이 작전이 중동 주둔 미군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수 있는 걷잡을 수 없는 긴장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 대책회의에 참석한 미 의회의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는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고 '신중 대응'을 촉구하는 별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 등 집권 여당인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미 정부가 이란에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민주당에서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강력하고, 영리하며, 전략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 위험하고 긴장된 상황"이라며 "무모한 접근은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전 취재진과 만나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면서도 "의도적인 것이었다고는 믿기 어렵다"며 확전을 자제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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