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청와대 경제라인 전격 교체

입력 2019-06-21 16:49:31

경제 성적 나아지지 않은 데 대한 문책성인듯

청와대는 21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을, 경제수석에 이호승 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21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을, 경제수석에 이호승 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의 경제정책 사령탑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지만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은 임명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체됐다는 점에서 경제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수현 정책실장 후임에 김상조(57) 공정거래위원장을, 윤종원 경제수석 후임에 이호승(54·행정고시 32회)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임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은 서울 대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를 거쳤다.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은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와 미국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일자리비서관을 지냈다.

김수현 실장은 지난해 11월 임명된 지 224일 만에, 윤종원 경제수석은 지난해 6월 임명된 지 360일 만에 청와대를 나가게 됐다. 김 실장의 경우 청와대 사회수석을 하다 정책실장으로 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2년 1개월 만에 옷을 벗게 되는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눈에 보이는 경제 성과 도출을 강조했지만, 경제성장률과 고용 등 경제 지표가 나아지지 않자 청와대 경제라인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3월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치(2.6%)보다 0.2%포인트(p) 낮고, 작년 11월 발표한 전망치 2.8%보다 0.4%p 떨어진 수치다.

한편 야권은 이날 청와대 경제라인 교체에 대해 혹평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체적 경제실패를 가져오고도 청와대는 기존의 경제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참으로 안타까운 인사"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린 김상조 위원장이 이제 정책실장의 옷을 입고 또 어떤 형태로 기업 죽이기에 나설지 우려스럽다"며 "새로울 것 없는 경제수석은 국민 세금으로 '강의실 소등 알바' 일자리나 만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그 나물에 그 밥' 인사이자 '갈 데까지 간' 인사"라며 "소득주도성장의 실험을 완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삐뚤어진 의지가 두렵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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