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축제는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9-07-07 14:53:44 수정 2019-07-07 18:48:28

박정권 대구시 수성구의회 의원

박정권 대구 수성구 구의원
박정권 대구 수성구 구의원

축제는 원래 개인 또는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축제가 지역 기반 문화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주민공동체와 놀이 문화의 관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많은 문화 인프라와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축제 개최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와 축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시설의 운영, 그에 따른 문화 상품의 생산과 유통 등은 지역 내 인적 물적 자원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통해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재화와 연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 그리고 지역의 이미지와 브랜드 제고를 통해 향후 지속될 부가적인 가치와도 연관되어 있다. 이렇듯 성공적인 축제가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단순한 축제 그 이상이다.

2003년 이후 3회에 걸친 '들안길맛축제'가 점차 축제 참가 인원이 감소하는 등 축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면서 수성구에서는 품격 있는 명품 축제를 발굴하고자 전국을 대상으로 축제 공모를 하였다. 그 결과로 2008년 8월 1일부터 3일간 수성폭염축제가 열려 3년간 계속되었다. 소위 말하는 대프리카와 더위라는 지역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더위를 즐기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렇듯 축제란 그 지역만이 가지는 독창성과 차별성, 유일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 수성폭염축제 첫해에는 참여 인원이 50만 명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했고, 2010년 3회 때는 무려 80만 명이나 축제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수성폭염축제는 사라졌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축제가 사라진 것이다. 폭염을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로 축제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지역의 자연적 자원을 역발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는 섬유의 도시이며 패션의 도시다. 또한, 2006년 안경산업특구로 지정되고 국내 안경 제조업체의 85% 이상이 대구에 있을 정도로 대구는 안경산업의 중심지였다. 이런 지역 특화산업과 지역의 축제를 연계하는 문제에 대한 발전적인 고민이 필요했다. 그랬다면 선글라스를 활용한 안경광학산업과 선크림 등 화장품산업까지 확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사라진 수성폭염축제를 도심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콘셉트로 발전시켜 패션과 안경광학산업, 화장품과 요식업까지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산업과 지역적 특성이 공존하는 축제로 더욱 발전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더위라는 전국 유일의 자연적 자원을 활용해 물이라는 테마의 수성못을 활용하는 것까지, 그 어떤 도시에서도 벤치마킹이 안 되는 유일성과 축제의 차별화, 지속 가능성을 일구어내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