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고지 나서는 트럼프, 4년전에 비해 자금·인적 자원 풍부하지만 야당 후보들에 뒤져 고민

입력 2019-06-17 15:58:07

'현역 프리미엄' 당 차원 지원 속 대규모 실탄·인적 네트워크 확보

폭스뉴스는 지난 9~12일 미국 성인 1천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폭스뉴스는 지난 9~12일 미국 성인 1천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 격차로 앞섰다"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은 여건을 갖추고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다. '아웃 사이더'였던 4년 전에 비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풍부한 선거 자금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나 야당 대선후보들에 경쟁력에서 뒤처지기 때문이다.

16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부동산 재벌 출신의 '이단아'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4천만 달러를 웃도는 '군자금'을 확보했고 선거 승리에 필수적인 '지역 현장 부대'를 확보하고 있으며, 몇 달씩 혹독하게 훈련받은 풍부한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도 갖췄다. 전국적 선거운동을 위한 양대 축인 '실탄'과 인적 조직 면에서 4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여건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트럼프 팀은 후보들이 20명 넘게 난립하는 민주당의 각 주자들과 달리 이미 본선 출발선에 서 있으며 지난 2년 반 동안 튼튼하고 전문적인 선거캠프를 구축하는가 하면 전례 없는 규모의 '현금 실탄'을 쌓아놓는 데 전력투구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4월 현재 기금 모금 등을 통해 은행에 8천200만 달러를 확보해둔 상태이며 트럼프 캠프는 올여름 안으로 여성을 비롯한 특정 타깃층을 공략할 그룹을 정비하는 등 바닥 다지기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트럼프 진영은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는 데다 민주당 주요 후보들에 지지율이 져 내부적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 측이 지난 3월 자체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ABC방송이 입수, 14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플로리다 등 대표적인 승부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7%포인트에서 16% 포인트 차이로 뒤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2%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데 그쳤다.

친(親) 트럼프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가 지난 9~12일 미국 성인 1천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39%의 지지율을 올리는 데 그쳐 49%를 기록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0%포인트 차로 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도 9%포인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는 2%포인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및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 사우스벤드 시장에게도 각 1%포인트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10일 코네티컷 소재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연구소의 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13%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했고, 샌더스·해리스·워런 상원의원과 부티지지 시장까지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트럼프 진영은 불리함이 드러난 내부 여론조사 결과의 언론 유출을 이유로 5명의 여론조사 요원 중 3명을 해고하기로 해 이래저래 어수선한 상황이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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