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伊거장 프랑코 제피렐리 96세로 별세

입력 2019-06-16 16:47:24 수정 2019-06-16 22:38:11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영화감독에 데뷔해 오페라 등에도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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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제피렐리
프랑코 제피렐리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인 프랑코 제피렐리가 15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올리비아 핫세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이 주연한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의 영화를 감독하고 여러 편의 오페라도 연출한 거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화 예술 분야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 이탈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제피렐리의 아들인 루치아노는 이날 아버지가 로마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AP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제피렐리의 재단 역시 그가 오랜 지병 끝에 로마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알렸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그의 사진과 함께 '잘 가세요, 거장'(Ciao Maestro)이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그는 한동안 폐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1923년 2월 12일 피렌체에서 태어난 제피렐리는 유년기부터 문화 예술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

6살 때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숨지면서 아버지의 친척 손에서 자란 그는 8∼9살 때 바그너의 오페라 '발퀴레'를 보고 오페라에 대해 꿈을 키웠다. 일주일에 3번 부친의 영어 수업 영향으로 영국의 고전 문학에 대한 이해도 높였다.

배우로도 짧게 활동했으며,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이 운영하는 극단에 들어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트로일루스와 크리세' 같은 연극의 무대 디자인을 맡았다. 비스콘티 감독의 '흔들리는 대지'의 조연출로도 참여했다.

제피렐리는 1967년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 주연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영화감독에 데뷔했으며, 이듬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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