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2020년 최저임금 놓고 대구지역 사용자·노동자 의견 청취
"추가인상 여력 없고, 지역별 업종별 차등화 필요" vs "통계청 1인 생계비도 미달"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과 근로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속도 조절과 지역 ·직종별 차등화를 주장했고, 근로자들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여전히 생계가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대구고용노동청에서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 5일 서울, 10일 광주에 이어 마지막으로 열린 공청회였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동결과 함께 직업별·지역별 차등화를 주장했다. 이날 사용자 대표인 박석규 옥외광고협회 대구지회 부회장은 "인건비, 자재비가 올랐는데 임금마저 올라 신규 채용은커녕 기존인력도 줄여야 했다. 동종업계에서는 대부분 가족끼리 업체를 꾸려나가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화훼업을 하는 문상섭 씨도 "현재 최저임금은 꽃집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전국 1만7천500여개 꽃집 중 종업원이 있는 곳이 1천여 곳에 불과할 정도로 인력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이 급상승하면서 일자리가 줄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방경섭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 북구지부장은 "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를 통한 일당 근로자 공급 건수가 2017년 1~4월 1만5천227건에서 2019년 1만699건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면서 "최저임금이 30% 오르는 동안 근로자 일자리도 30% 줄어든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의 획기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건희 대구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은 최고임금에 해당한다. 현 최저임금은 실제 생계비보다 부족한 수준으로, 청년들이 부모와 같이 살지 않는 이상 미래설계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태 한국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 임금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만큼 획기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최근 정부 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KBS와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영 주체의 부담 능력 등이 꼼꼼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9일부터 4차례에 걸쳐 전원회의를 열고, 27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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