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피격 놓고 미·이란 다시 충돌…중동지역 긴장속으로

입력 2019-06-14 14:59:48

美 "이란 배후" vs 이란 "근거없어, CIA 공작"
'중재 자임' 아베 이란 방문 중 발생…이란 최고 지도자 반응 냉

13일(현지시간) 오전 걸프 해역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오전 걸프 해역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공격을 받은 유조선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공격을 받은 유조선 '프런트 알타이르'가 불에 타며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해군 함정이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공격을 받은 유조선에 접근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해군 함정이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공격을 받은 유조선에 접근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가 1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아베 총리가 핵합의 재협상 등 5가지 정도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메시지를 전했으나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가 1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아베 총리가 핵합의 재협상 등 5가지 정도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메시지를 전했으나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즉각 이란을 지목하고 이란은 강력히 부인하면서 중동 정세가 또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유조선 피격 사건이 중재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 기간에 발생한 데다 피격된 유조선 두 척 모두 일본과 관련된 석유화학 원료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아베 총리의 중재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이 오늘 오만해에서 발생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평가"라면서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는 "이 평가는 정보와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의 수준, 최근 이란이 선박에 가한 유사한 공격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사건 연루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유엔 이란 대표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회견 이후 성명을 내고 "유조선 사고와 관련한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하며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의혹 제기가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 행위) 외교'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은 유조선 공격이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작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은 폼페이오 장관의 회견 직후 트위터에 "미국의 정보기관(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과 오만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케 하는 주요 용의자"라고 지목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정부가 구체적인 증거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의 소행이라고 성급히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면서도 명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피격 사건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수습해보겠다며 아베 총리가 이란을 방문한 기간에 벌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베 총리는 전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면담했으나 "이란은 미국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답만 듣는 데 그쳤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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