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위기, 우리 대학은] 영진전문대, 7년째 이어가는 '인성향상특강'

입력 2019-06-17 06:30:00

인성인증제, 인문학백일장 등 다양한 인성 함양 프로그램 마련해 운영

식당에서 종업원 대신 기계를 통해 주문하고, 은행 창구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계좌 개설과 송금이 가능한 시대다. 단순 업무부터 전문적인 업무들까지 자동화하면서 기존 직업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자동화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감성·인성이나 창의성이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진전문대학교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명품 인성'을 갖춘 전문기술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인성향상특강 외에도 ▷인성인증제 ▷인문학백일장 등 다양한 인성 함양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인성향상특강, 학생 만족도 높아

나지연 영진전문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유아교육과 교수)
나지연 영진전문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유아교육과 교수)

2012년 5월 처음 개설돼 7년째 이어오고 있는 영진전문대의 인성향상특강은 대표적인 인성 함양 프로그램이다. 자기 이해, 자기 표현, 예절, 갈등 관리, 배려, 책임감, 도덕성, 공정성, 리더십, 대인관계, 의사소통 등의 인성 덕목을 학기별로 기획해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는 시간이다.

올 1학기에는 ▷자기관리 시스템(자기 표현) ▷대인관계와 존중(배려와 존중) ▷비전을 발견하고 디자인하라(비전 설정) ▷교우관계 향상을 위한 I-message(갈등 관리) 등 4개의 인성덕목과 관련된 주제로 고객 만족(CS) 전문강사, 심리상담센터장 등이 특강을 진행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7년간, 총 62회가량 인성향상특강이 이어져 온 비결은 무엇일까. 나지연 영진전문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유아교육과 교수)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높은 만족도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나 센터장은 "지난해 특강 만족도 조사 결과 90% 가까이 만족하고 교육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했다"며 "특강을 통해 학생들이 한 공간에 함께 모여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며 다양한 사고를 배워간다. 특강은 단순히 강사들의 강연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이야기와 문화를 나누는 장인 셈"이라고 말했다.

교수학습지원센터는 특강별로 홍보 포스터를 직접 제작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참여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희망하는 특강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매 특강마다 개선요청사항을 반영해 특강의 진화를 꾀한다.

나 센터장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학생들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상호 갈등을 관리하고 배려하며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면서 "이러한 점들이 인성 함양 프로그램에 잘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자 향후 도서관과 협력해 다양한 글쓰기 프로그램이나 또다른 방식의 인문학 특강을 실시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영진전문대 인성향상특강에서 한 학생이 강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최근 열린 영진전문대 인성향상특강에서 한 학생이 강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인성인증제, 인문학백일장 호응

이외에도 영진전문대는 인성인증제, 인문학백일장 등 인성 함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성인증제는 재학기간 취득한 직업윤리 관련 교과목 이수 학점, 특강, 봉사활동 참여 등을 점수화해 80점 이상 쌓으면 총장 명의의 '인성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것이다. 처음 시행한 2012년 11월부터 2019년 6월 현재까지 총 463명이 인성 인증서를 받았다.

5년째 이어오고 있는 인문학백일장에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3년 전부터는 외국인 유학생 한글 백일장을 함께 열어, 유학생들이 글솜씨를 뽐내는 장을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문학에서 발견한 나의 소중함'을 주제로 백일장을 열었고, 참여 학생 130여명 중 17명이 입상했다.

특히 장원상을 받은 벨라루스 출신 말렌코비치 유헤니야(컴퓨터응용기계계열)의 경우 설악산 산행 중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느낀 점을 담담히 한글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 날을 기억한다. 오늘도 모든 순간을 자세히 기억한다"로 시작해 "내 마음 속에 행복의 씨를 심고 행복이라는 나무를 키우고 있다"고 글을 마무리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영진전문대는 올해도 10월쯤 인문학백일장을 마련해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영진전문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글로벌 명품 전문직업인'이라는 인재상과 함께 자기주도역량, 창의융합역량, 전문직무역량, 글로벌리더역량, 명품인성역량 등 재학생들이 갖춰야 할 5대 핵심역량을 설정했다"며 "인문학은 이 모든 역량을 강화하는 기초이므로 관련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어나가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영진전문대 재학생들이 인문학백일장에 참여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지난해 11월 영진전문대 재학생들이 인문학백일장에 참여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