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기획 회고전 '박생광'전

입력 2019-06-13 10:20:42

박생광 작
박생광 작 '토함산 해돋이'

"역사를 떠난 민족이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은 없다. 민족예술에는 그 민족 고유의 전통이 있다."

매년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열고 있는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김환기 전시에 이어 올 여름엔 '색채의 마술사'로 불렸던 박생광(1904~1985)의 삶과 예술세계를 2, 3전시실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과거를 통한 현재를 표출해 독창성을 발휘하고 한국 채색화의 정체성을 재정립, 민족회화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생광은 흔히 혼과 색의 작가로 통한다.

그의 화풍은 오방색과 주황색 선묘를 통해 토속적'민속적이며 불교적이고 무속적이면서 역사적으로 규정된다. 말년엔 인공 석채와 포스터 컬러 및 단청 안료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품에서부터 70년대와 80년대 작품을 위주로 생애 말년 정점을 찍은 화풍에 집중해 화풍의 변화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회화와 관련된 드로잉 작품을 포함해 모두 162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평소 잘 공개되지 않았던 드로잉 작품은 작가의 탐구정신과 조형감각을 엿볼 수 있도록 연출했으며 생전 에피소드, 작품세계를 담은 미술계 인터뷰 영상도 공개해 박생광의 작업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했다.

주요 작품을 보면 1970년대 작품 '단군'은 민족성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그 뿌리를 단군에서 찾았고 1980년 이후 작업에선 작품연도를 단기로 표기하기도 했다. 인물화인 '청담대사'는 작가의 어릴 적 친구 이찬호가 후에 한국 불교계의 거목으로 성장한 것을 기념해 그린 작품으로 이후 '청담 대종사 연작'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 말년에 후두암으로 투병하면서 타계하기 직전 자신의 자화상으로 그린 유작이자 미완성작인 '노적도'는 피리를 불면서 인생의 고담함과 한을 내려놓고 즐겁게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토함산 해돋이'는 적색과 청색의 대비와 색과 색 사이 굵직한 주황색 선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는 불교 주제 대표작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혜진 학예연구사는 "박생광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의미 있게 재해석되어야만 하는 작가"라며 "전시와 더불어 대구오페라하우스와의 렉처 콘서트(7월 6일(토) 오후 3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20일까지.

문의 053)803-7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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