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49%… 절반 이상이 '노인'
2기 대책은 '교통약자 중심으로 구조 개선' 방점, 교차로 75곳 손본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로 인한 재난적 피해를 줄여나가려면 시민들의 노력에 더해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교통구조 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로교통은 보행자와 운전자를 비롯한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대구보다 먼저 '비전 제로' 계획을 통해 교통사고를 줄인 스웨덴이 좋은 선례다. 스웨덴은 차량 통행속도보다 안전을 우선 고려한 교통구조를 설계, 1997년 6.1명이었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년 만에 2.7명까지 줄였다. 도심 제한속도 감소와 도로구조 개선 등 국가 차원에서 갖가지 대책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교통약자 중심 구조'로 재편
'비전 330'(3년 간 교통사고 30% 줄이기) 2기 특별대책에 포함된 교통환경 개선사업의 핵심은 '교통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교통구조 설계'다. 1기 대책 3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5.8%, 부상자는 7.6% 줄었지만 여전히 '보행자, 노인'이라는 취약분야로 시야를 좁히면 여전히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1기 특별대책이 이뤄진 지난 3년(2016~2018년) 동안 교통사고로 인해 숨진 405명 중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이 절반 수준인 198명(약 49%)에 달했다. 특히 이중 상당수는 65세 이상 노인이 당한 교통사고였다. 전체 보행사고 사망자 198명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명으로 58.6%에 달했다.
때문에 대구시는 2기 특별대책에서 노인과 보행자 등 교통약자 중심의 환경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차량은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는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도로구조를 만들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는 데 목적이 있다.
먼저 국비 등 80억원을 들여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대구시내 75곳의 장소를 선정, 왜 사고가 일어나는지 분석해 불합리한 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3년 동안 같은 지점에서 5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일어난 곳이 대상이다.
대구시는 1기 특별대책에서도 교통사고가 잦은 교차로 50곳에 첨단교통안전점검차량(TSCV)을 투입, 구조와 시설 등 결함을 분석한 뒤 결과를 토대로 차로를 조정하거나 표지판을 바꾸는 등 개선한 바 있다.

아울러 노인과 어린이 보호구역을 137곳 늘리고, 매년 160대의 횡단보도 음향신호기와 150대의 잔여시간표시기를 설치해 보행자가 보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교통환경을 바꾸기로 했다.
물리적 시설을 통해 자동차의 속도와 통행량을 줄이는 '교통정온화 기법'에 착안, 교통사고가 잦은 교차로 5곳을 회전교차로(로터리)로 바꾸고, 차들이 빠른 속도로 우회전하는 150곳의 교차로에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나는 데는 운전자나 보행자의 부주의가 크게 작용하지만, 애초 과속운전을 하기 어렵거나 보행자와 뒤엉키는 일이 없도록 도로를 설계하면 운전자에게 판단할 시간을 늘려줘 대형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첨단기술 활용 '안전한 도로' 만든다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도로구조 개선에도 첨단 기술이 투입된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가 대표적이다. C-ITS란 차량과 차량, 차량과 교통시설물 간 쌍방향 무선통신을 통해 정보를 공유해 사고위험을 줄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대구시는 2021년까지 국비 등 24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테크노폴리스 및 진입도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등에 C-ITS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직 전체 도로로 확장할 만큼의 대중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자율주행차량 관련 연구원과 산업단지가 밀집한 곳에서부터 기반을 구축해나가겠다는 것이다.

C-ITS가 조성되고 각 차량에도 통신 기술이 도입되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이 순간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행동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분석 결과 C-ITS가 도입되면 충돌사고는 81%, 통행시간은 32%가량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열린 C-ITS 관련 공청회에서도 약 76% 가까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시는 C-ITS의 도입에 맞춰 기존 지능형 교통체계(ITS)와 첨단교통관리체계(ATMS)의 확대 및 유지 보수에도 52억여원을 투입, 빅데이터 기반 교통안전시스템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 시설을 구축하면 3대 취약분야인 보행자·노인·야간 교통사고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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