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최근의 정쟁 겨냥해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는 없다"

입력 2019-06-06 17:59:4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분향 후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분향 후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회에서의 치열한 정쟁을 겨냥한 듯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통해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도구로 들고 나온 '좌파 독재' 구호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모두 함께 어울려 있다"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며 "어떤 때는 안정을 추구하고, 어떤 때는 변화를 추구한다. 어떤 분야는 안정을 선택하고, 어떤 분야는 변화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진영 논리에 매몰된 정치권에 대해 통합의 시각을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국립 서울 현충원에 안장돼있는 안동 출신 석주 이상룡 선생을 이날 또다시 추념사에서 언급했다. "뿌리 깊은 양반가문의 정통 유학자였지만 혁신유림의 정신으로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건국에 이바지했다"고 문 대통령은 이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17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임청각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라고 얘기한 바 있으며, 올해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앞둔 시점에는 독립 운동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석주 이상룡 선생과 임청각을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추석 명절 때도 하회마을을 방문했고, 지난해 여름 휴가 땐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던 봉정사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물려받아야할 정신 문화의 원류'를 안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오래된 지론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국가유공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추념식에는 대구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남성을 구한 김대환 경위를 비롯해 휴가 중 원효대교에서 강에 빠진 여고생을 구출한 황수용 하사, 전남해남소방서 근무 중 강원도 산불 진화를 위해 가장 멀리서 지원을 나간 정의성 소방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대표 자격인 김규태 상사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최근 청해부대 최영함의 입항식 도중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아버지 등 유가족들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 도중 고 최종근 하사를 언급하며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인을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셨다"면서 "(유족들에게)따뜻한 박수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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