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주산대회장의 모습
1980년대까지 인기 높았던 주산
컴퓨터 등장으로 설 자리 잃어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과목으로 명맥 이어
1966년 대구에서 있은 주산대회장의 모습이다. 연령대가 다양하다. 주산은 오직 실력만을 따졌다. 단체로 주판알을 올리고 내리는 소리는 음악 소리와 같아서 약간의 소음도 비집고 들어가질 못했다.
눈은 숫자를 좇고 손가락은 주판 위에 흘렀다. 머리로 생각해 움직이는 손가락일진대 눈보다 손가락이 빠르게 보이기까지 했다. 서커스에 버금가는 묘기가 아이의 손가락에서 실현되는 걸 본 부모들의 눈이 휘둥그레 돌아갔다.
어린이 주산왕, 꼬마 암산왕이 심심찮게 TV에 나오던 때였다. 어린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입소문이 더해져 동네 보습 학원 과목에서 수위권 인기를 자랑하던 주산이었다.
주산의 인기에 주판 생산량도 비례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산기'라는 기업이 생산한 23선의 '옥산주판'이라는 제품은 TV광고에 등장했을 정도였다. 지금도 중고 사이트에서 인기리에 팔린다.
상업계열 고교 필수과목이기도 했다. 상업계열 학생들의 실력 발휘 무대, '상업경진대회' 종목에 주산, 부기, 타자 등이 있었다. 주산대회 등 상업경진대회 입상자는 금융업체 입사 프리미엄을 누렸다. 1980년대까지는 그랬다.
상업경진대회 종목도 서서히 바뀌었다. 1996년부터 전동타자, 전자계산기가 종목으로, 2000년대부터는 워드프로세서, 엑셀이 주산을 밀어내고 이름을 올렸다. 최근 있은 대회의 종목을 보면 회계실무, 사무행정, 비즈니스영어, 금융실무, 창업실무, ERP(전사적자원관리), 전자상거래실무, 세무실무, 취업설계포트폴리오까지 9개다.
전자계산을 넘어 프로그래밍을 논하는 시대다. 코딩수업이 한창이다. 그래도 주산은 살아있다. 초등학생 방과 후 수업 과목으로 빠지지 않는다. 한때는 전자계산보다 인간의 뇌가 우월하다며 일례로 소개되던 계산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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