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승(承)은 잇다, 구원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결국 이름대로 산다는 건 올해 '사자 군단'의 핵심 구원투수 떠오른 이승현을 두고 한 말은 아니었을까.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 불펜은 우완 이승현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5일 기준 이승현은 30경기(35이닝)에 나와 5홀드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 중이다. 삼성 불펜에서 최다 이닝을 소화했는데 평균자책점은 임현준(1.45)에 이어 두 번째로 좋다. 12경기(13.2이닝)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은 0.66을 기록한 5월에는 팀 내 월간 MVP에 선정됐다.
괄목상대한 성장이다. 이승현은 지난해 19경기(17이닝)에 나와 2홀드 평균자책점 7.94를 기록, 2010년 프로 입단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막바지에 이승현은 야구인생 두 번째 전환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승현은 "삼성에서 지난 2년간 야구가 너무 안 됐다. 투구폼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힘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었다. 정현욱 불펜코치의 투구폼 교정 제안에 따라 투구 시 왼발을 들고 내렸다가 잠시 멈춘 후 앞으로 내딛게 변화를 줬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열린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이승현은 5경기(9.1이닝)에 나와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어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는 체중 감량을 감행했다. 109㎏으로 출국해 103㎏으로 귀국했다. 이승현은 "일단 몸이 가벼워졌다. 투구 시 몸의 회전이 빨라진 느낌이다. 회복도 빨리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벼운 몸으로 임한 스프링캠프에서 3경기(4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의 서막이었다.
야구인생 첫 번째 터닝포인트는 공익근무를 마치고 LG로 복귀했을 때인 2014년 여름이다. 2010년 입단 이후 줄곧 2군에만 머물던 이승현은 1군 콜업을 목표로 잡았다. 이승현은 "아프지 말자는 생각 하나로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5년 6월 25일 kt 위즈전에서 이승현은 마침내 1군 무대를 밟았다.
LG 불펜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2016시즌 종료 후, 이승현은 차우찬의 FA 보상선수로 삼성에 지명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승현은 "고교 시절 대붕기 때도 그랬고 LG에서도 대구 원정 경기만 오면 유독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대구와의 악연(?)은 지난해까지 계속되는 듯 하다가 올해 선연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그의 극적인 야구 인생의 시작은 엉뚱했다. 전남 화순초 재학 중 이승현은 달리기 시합에 나갔다가 꼴찌를 했다. 이승현은 "달리기가 끝나고 야구공을 하나씩 받고 멀리 던지기 시합을 했다. 거기서 1등을 했다"며 "또 야구부에 들어오면 하루에 500원을 준다고 해서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이승현의 하루 용돈은 200원이었다.
이승현의 올해 목표는 2016년 38경기 출장을 넘어서는 것. 현 페이스대로 라면 6월 내 목표 달성이 확실하다. 이승현은 "중간투수는 경기에 많이 나갈수록 그만큼 팀에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담담히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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