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총선가능성 열어둬, 수성갑 출마는 '글쎄요'

입력 2019-06-04 21:35:05

귀국 김 전 위원장 "국가 위기에 역할 찾겠다" 정치활동재개 시사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4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 경영대학원에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4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 경영대학원에서 '우리시대의 과제와 정치현실'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총선 '대구 수성갑' 출마와 관련해 "어느 지역에 출마할 것이냐는 뒤에 나와야 할 이야기다"면서 "저 같은 사람이 쉽게 당선되는 지역을 찾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어려운 지역들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우리시대의 과제와 정치현실'을 주제로 한 특강에 앞서 수성갑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수성갑 출마설은) 제 입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당과 지역사회 등 여러 군데서 하시는 것 같은데, 수도권에서는 급한 건 대구경북이 아니라 수도권이라고 한다. 여러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국가적 상황이 걱정이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 게 좋을지 우선 정리돼야 한다"면서도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휴식 및 저서 집필차 미국에 머물다가 귀국하자마자 영남대 특강을 위해 짐도 풀지 않고 대구로 와 대구 입성의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의 '정치적 둥지 틀기'를 구체화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에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수성갑 대전' 현실화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수성갑은 보수텃밭 대구에서도 핵심 지역구로 꼽히지만 여권의 대권 주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다.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적 의미까지 더해진 지역구여서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김 의원과의 맞대결 성사 시 전국적 이목을 끌 수 있어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 승리 시에는 대구를 기반 삼아 보수진영의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를 수도 있어 탐낼만한 지역구다.

고령 출신의 김 전 위원장은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대구와의 연결고리도 갖추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국가를 위해 문제가 많은 이 상황을 정리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음 주부터 지식인, 우리 사회에서 중견 역할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 경제·사회 상황이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토론하고 공감하는 일을 해 나갈 것"이라며 거취와 관련해서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왕 정치 현실에 발을 디뎠는데 발을 빼기가 쉽겠는가. 여러 사람의 기대도 있고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정치활동 재개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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