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버지 생각으로 미국행 망설이던 이정은, US오픈 여왕 등극

입력 2019-06-03 16:09:54

국가대표로 2015년 광주 U대회 2관왕, 2016년 KLPGA 신인왕 2017년 국내대회 휩쓸어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단독 6위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AFP연합뉴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단독 6위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AFP연합뉴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단독 6위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단독 6위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이정은(23)이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이정은은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 클럽 오브 찰스턴(파71)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 유소연, 렉시 톰슨(미국), 엔젤 인(미국, 이상 4언더파 280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후 첫 우승을 거둔 이정은은 100만 달러(약 11억9150만 원)의 우승 상금까지 거머쥐며,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의 US여자오픈 우승 횟수는 10회로 늘어났다. 지난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 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이정은6(2019년)이 차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 그룹에 2타 뒤졌었다.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승부를 뒤집었다. 1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아쉬운 출발을 했다. 그러나 2번 홀 버디로 실수를 만회한 뒤, 파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권을 추격했다.

기회를 노리던 이정은은 후반 들어 저력을 발휘했다. 11,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특히 악마의 코스라는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것이 승부의 분수량이었다. 이어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2위 그룹과의 차이를 3타로 벌렸다.

16번 홀과 18번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했지만, 선두 자리를 지킨 채 경기를 마쳤다. 이후 1타 차로 추격하던 셀린 부티에(프랑스)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더블 보기로 무너지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US여자오픈에서 '6언더파'로 우승을 달성한 이정은(23)이 "6이라는 숫자는 럭키 넘버 같다. 마지막 세 홀에서 너무 긴장해 보기 2개가 나왔다. 전반에 플레이를 잘 해서 부담을 견뎌낸 것 같다"고 했다. 이정은은 미국에서 '식스'로 통한다. 이정은의 이름 옆에 숫자 '6'이 붙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가 동명이인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이면서 이정은의 번호는 '6'이 됐다.

1996년 5월 28일생으로 대회 개막을 앞두고 생일을 맞았던 이정은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베어크리크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그해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KLPGA 투어 신인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17년에는 KLPGA 투어 상금과 대상, 다승, 평균 타수 등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했고 여기에 베스트 플레이어, 인기상 등까지 받으며 상이란 상은 모두 다 받았다.

2018년 이정은은 한국과 미국 활동을 병행하는 중에서도 상금 9억 5천만원으로 1위, 평균 타수도 69.87타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2018년 11월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 1위로 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아버지를 생각해 미국행을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과감하게 미국행을 선택한 것이 이번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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