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악취 해결을 위해 유전자 감식을 통한 수나무 심기

입력 2019-06-03 14:26:33 수정 2019-06-03 15:30:33

악취 등의 민원 해결과 비용 절감 효과

경산시 녹지조경 이상정(남성) 담당과 최윤실 직원이 성감별 DNA분석법을 활용해 수나무를 심은 경산체육공원 앞의 은행나무의 성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 녹지조경 이상정(남성) 담당과 최윤실 직원이 성감별 DNA분석법을 활용해 수나무를 심은 경산체육공원 앞의 은행나무의 성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가 은행나무 묘목에서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성감별 DNA(유전자 본체) 분석법'을 활용, 은행나무 가로수를 심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경산시는 올해부터 이미 식재된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해 심을 때 '성감별 DNA분석법'을 이용해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1년 은행나무의 묘목(옮겨 심는 어린나무)에서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성감별 DNA 분석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냈고, 이후 이 기술이 민간기업에 이전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지자체가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경산시는 올해 들어 이 기술을 적용해 경산오거리~경산초등학교 구간 암나무 25그루, 시청네거리~ 체육공원 구간 암나무 27그루를 각각 수나무로 교체했다.

경산시 녹지조경 이상정 담당은 "기존에 식재된 암나무를 캐어내 수나무로 교체하면 한 그루당 80만원 정도가 드는 반면 처음부터 수나무를 식재하면 한 그루당 45만~5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은행나무의 암수 구별을 하는데 대개 15~20년 정도 걸리는 걸 고려하면 묘목 때부터 암수를 구별하는 이 분석기술을 활용해 수나무를 심으면 경제적으로나 시간상으로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은행나무는 병충해와 공해에 강하고 공기정화 효과가 있어 가로수로 많이 쓰이고 있다. 경산시의 가로수 26종 3만7천 그루 중 은행나무가 1만1천600여 그루(31.4%)로 가장 많으며, 이 중 암나무는 35%인 4천60여 그루에 이른다.

하지만 은행나무는 암수구별이 있는데, 대게 15~20년 이상 자라 열매가 열려야 구별이 가능하다. 늦가을 암나무에서 떨어진 은행 열매가 악취를 풍기고 보행 불편을 유발해 주민들의 대표적인 민원 사항으로, 지자체마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산시 또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 암수를 구분하고, 열매 조기 채취작업과 떨어진 은행 치우기에 나서고 있다. 또 열매의 결실을 저감시키는 적화제를 살포하는 방안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엔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고 악취 등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 담당은 "신 분석기술을 적용함에 따라 교체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불편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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