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미세한 전기 자극, 손떨림 멈췄다…경북대병원 'DBS 드림팀' 구성 "서울로 갈 필요 없어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완치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치매와 더불어 노인들이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13년 8만여명에서 2017년 10만716명으로 4년 새 20% 이상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 중 약 2%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2017년 기준으로 여성 환자 수가 6만174명, 남성이 4만542명으로 여성이 약 1.5배 정도로 더 많다.
파킨슨병의 통상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해서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약 복용으로 치료 효과가 줄어들거나 부작용으로 증상 악화가 나타난다. 이럴 경우 수술 치료를 병행해 운동이상 증상 등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을 뇌심부자극(DBS: Deep Brain Stimulation) 수술이라고 한다.
◆주된 증상은 떨림, 경직 등 운동이상
서서히 진행되는 파킨슨병은 중뇌에 존재하는 흑색질이라는 부분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분비 저하로 인해 뇌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을 지칭한다.
파킨슨병은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손발이 떨리거나 ▷근육이 굳어져서 움직이기 힘들고 ▷움직임이 둔하거나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주요 4대 증상들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에는 손에서 약간의 미묘한 떨림으로 시작한다. 떨림의 주된 특징은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할 때보다 가만히 안정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파킨슨병 환자들의 운동이상 외 다른 증상으로는 정신과적 증상, 수면 이상, 자율신경계 증상, 감각신경 이상 등이 있다. 일부 증상은 치료 과정에 사용되는 약물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나 질환 자체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병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진행을 막을 수는 아직까지 없지만 치료제는 존재한다. 레보도파가 파킨슨병의 약물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약제다. 효과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키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표준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약 복용 효과 떨어지면 수술치료 병행
하지만 레보도파에 대한 약물효과가 뚜렷이 있었던 파킨슨병 환자도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 조절 지속력이 떨어진다. 약물 복용량을 높이면 이상운동증, 망상, 환시 등의 부작용도 나타난다. 이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수술 치료법이 뇌심부자극술이다.
뇌심부자극 수술은 이상운동 질환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는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정상적인 신체 동작과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뇌의 시상하핵이라는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극의 다른 쪽 끝을 가슴 피부 아래 심어 놓은 건전지에 연결, 개인별 전기자극의 설정값을 조정함으로써 최적의 증상 완화를 돕는다.
이 수술은 2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약 10만명의 환자가 뇌심부자극술로 이상운동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받고 있다.
미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는 약 80%의 파킨슨병 환자가 전기자극을 받는 동안 '완잔히 떨림이 멈췄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을만큼 떨림이 개선됐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뇌심부자극술은 원래 파킨슨병이 상당히 진행돼 약으로는 더는 증세를 억제할 수 없는 말기 환자에만 사용했지만,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파킨슨병 진단 후 최소한 4년이 지났고 약물치료가 더는 효과가 없는 경우에 뇌심부자극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뇌심부자극술 대구서도 동일한 치료효과"
뇌심부자극술은 한국에서 2005년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해마다 150명 이상이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서울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이 많다. 서울의 이른바 '빅5 병원'은 매주 또는 2주에 1번 꼴로 뇌심부자극 수술을 진행하지만, 대구의 경우 연간 3, 4건에 그친다.
물론 환자들이 뇌에 장치물을 삽입하는 데에 부담을 가져 큰 병원을 찾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지역의 의료진들은 뇌심부자극술 자체가 표준화되어 있어 수술과 치료에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뇌심부자극술은 수술 후에도 상태에 따른 자극 발생기 설정 값 조절과 약물처방 평가 등이 따라야 하기에 지역의 환자가 정기적으로 수도권의 병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과 경제적 부담 또한 만만찮다.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펠로우(임상강사)를 거친 유호성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금까지 200여 건의 뇌심부자극술에 참여했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가 50% 이상을 차지했다"며 "지역 병원에서도 뇌심부자극술에 대해 동일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대구경북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 교수와 함께 '뇌심부자극술 드림팀'을 구성한 박성현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도 "지난 4월 파킨슨병 진단 10년이 지난 65세 환자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운동이상 기능을 회복했다"면서 "이동이 불편한 파킨슨병 환자야말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유호성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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