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 교통안전 선진도시 대구] <2> 일상 속 교통안전 의식이 '안전대구' 초석 된다

입력 2019-05-29 14:05:16

기초적 운전수칙·안전규칙만 지켜도 사고 대폭 줄일 수 있어
교통사고 59%가 '운전자 안전운전의무 불이행' 탓에 일어나
생활 속 흔히 범하는 안전수칙 위반이 대형사고 원인 되기도
市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지속적 단속 통해 문제 해결할 것"

지난해 대구 어린이회관에서 열린 2018 교통사고 줄이기 한마음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난폭운전과 보복운전근절, 배려운전 실천하기 등을 다짐하는 교통사고 줄이기 결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해 대구 어린이회관에서 열린 2018 교통사고 줄이기 한마음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난폭운전과 보복운전근절, 배려운전 실천하기 등을 다짐하는 교통사고 줄이기 결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시가 '비전 330'(3년 간 교통사고 30% 줄이기) 특별대책 2기의 핵심으로 '교통안전 의식개선'을 꼽은 이유는 간단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것도 사람, 당하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 교통환경 구조를 안전하게 바꾸고 수많은 대책을 도입해도 결국 시민들의 교통안전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2기 특별대책 시민들의 교통안전 수칙 준수를 유도하고자 관련 단속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안전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시민 개개인이 각자 처한 상황에서 공감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제공해야 실질적인 의식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사소한 안전수칙부터 지켜야

전문가들은 가장 기초적인 운전 수칙과 안전규칙만 지켜도 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일어난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라디오 등 계기판 조작 ▷졸음운전 ▷전방 주시 태만 ▷과속 ▷난폭운전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대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1만2천868건 가운데 59%에 이르는 7천630건이 이같은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으로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36명 중 61%(83명)가 안전운전의무 불이행 사고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역시 심각한 문제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만 13명이 음주교통사고로 숨졌다. 시간대도 주·야간을 가리지 않았다. 오전 2~6시에 발생한 사고로 숨진 사망자가 7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오후 2~4시에도 1명이 숨졌다.

보행자와 차량이 뒤엉킨 도로는 각종 접촉사고는 물론 사망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매일신문DB
보행자와 차량이 뒤엉킨 도로는 각종 접촉사고는 물론 사망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매일신문DB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은 올해부터 수시로 집중 단속 기간을 정해 대구시내 각지에서 동시다발적 특별단속에 나선다. 사고가 잦은 지역에는 거점별로 안전운전 의무사항에 대한 단속을 벌인다. 음주운전은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단속하며, 동승자를 입건해 처벌하거나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하는 등 처벌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생활 속에서 흔히 범할 수 있는 안전수칙 위반이 대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속 10~20㎞ 정도의 과속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를 키우는 주범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실험 결과 시속 50㎞로 달리던 차량이 교통사고를 일으켰을 경우 중상자가 발생할 확률이 72.7%였지만, 시속 60㎞에서는 92.6%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왕복 4차로 이상 도로에서는 시속 50㎞, 이면도로와 보호구역은 시속 30㎞로 속도를 제한하는 'Line 50, Zone 30' 정책을 도입한다. 최근 3년 간 과속 교통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도로 60곳의 제한속도를 10㎞/h씩 낮추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과속·신호위반 단속용 CCTV 16대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잠깐 편하려고 하는 무단횡단도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전의식이 낮은 고령자의 무단횡단 사고가 잦아 문제가 된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무단횡단 중 사고의 치사율은 8.2%로 일반적인 도로 횡단 사고 치사율(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 '안전 대구' 주인공은 시민

'교통사고에서 안전한 대구'를 만드는 주인공은 결국 시민이다. 행정기관이 아무리 많은 도로를 정비하고 교통안전 수칙을 알려도 당사자가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과 시민의 모습. 매일신문DB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과 시민의 모습. 매일신문DB

대구시는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취학 전 아동과 학생들을 상대로는 교통안전연수원에서 현장교육을 제공한다. 대구시교육청에서도 유치원과 중·고등학생에 10시간, 초등학생에게는 11시간 이상의 체험형 교통안전 교육을 하기로 했다.

고령자를 상대로는 지역 무료급식소나 공원, 복지관 등을 직접 찾아 무료로 교육을 제공한다. 운수업 종사자 750명에게도 6천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현장 체험 위주의 교육을 제공해 운전 습관을 개선하고 안전의식을 키우도록 도울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려면 대구시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의식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안전운전 수칙과 보행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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