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박4일 국빈방일 내내 아베와 함께 다니며 '밀착접대' 받아
대북 문제 이견 노출·무역협상 유예했지만 압박 여전
美언론 "아베 미소외교"…日야당 "트럼프는 관광객, 아베는 가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까지 3박4일간 일본을 방문하면서 양 국이 굳건한 동맹 관계를 과시했지만,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극진한 접대를 하고도 별로 얻은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역 협상을 유예한 것이 그나마 성과지만 '속 빈 강정'에 불과하며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엇박자를 초래했다. '일본 관광에 나선 트럼프를 아베가 가이드했을 뿐'이라는 혹평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골프를 함께 치고 스모(相撲·일본 전통 씨름) 경기를 관람하는 한편 일본 전통 음식점에서 만찬을 즐기며 방문 기간 내내 아베 총리로부터 밀착 접대를 받았다. 아베 총리가 '오모테나시(일본 문화 특유의 극진한 손님 접대)'에 힘을 쏟자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일본 납치 피해자 가족을 면담하는 등 서로를 치켜세우며 '브로맨스'를 나타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8일에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서 이즈모급 호위함인 '가가'에 승선해 미일 간 군사적 동맹을 과시했다. 군비 증강에 열을 올리는 아베 총리에 힘을 실어준 행보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이 F-35 전투기 105대를 구매하기로 한 성과를 거론하며 "일본은 동맹국 중 F-35를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으로서는 양국 간 무역협상의 결론을 일본의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이 유형의 작은 소득이었다. 무역 협상 유예도 아베 총리와 집권당인 자민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한 성과일 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무역 압박 발언을 이어가는 등 누그러지지 않아 잠시 한숨을 돌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시각 차 때문에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이달 초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아베 총리가 유엔 제재 결의 위반이라며 "극히 유감"이라고 말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고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다며 문제삼지 않을 생각임을 밝혀 온도 차가 감지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과한 접대'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도 제기됐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광여행으로 오는 것인가. 아베 총리는 여행 가이드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의 미소 외교'라고 표현하며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가가' 승선에 이어 요코스카에 있는 미국 해군 기지를 방문,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강습 상륙함 '와스프' 승선 행사를 마지막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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