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업은 개인적으로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와 같은 향기'를 드러내고자 하는 데 있다.…나는 천으로 된 부드러운 소재에 투명 합성수지를 발라 응고시키고 'U'자 모양의 구조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U'자 모양의 재료를 캔버스 위에 일정한 배열에 따라 붙이고, 그 위에 다시 아크릴 물감으로 전체를 칠한다."(작가 노트 중에서)
2차원 평면 캔버스 위에 1차원 선을 이용해 3차원적인 입체감을 부여,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선(線)의 세계를 역동적으로 표현하는 '단색부조회화' 영역에 자신의 예술적 역량을 집결하고 있는 대구 화가 남춘모가 독일 코블렌츠에 소재한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6월 15일(토)부터 8월 18일(일)까지 전시회를 갖는다.
코블렌츠 루드비히 미술관은 알렉스 카츠, 토니 크랙, 앤디 워홀 같은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전시를 한 세계적 명성의 미술관으로, 한국 작가의 전시는 남춘모 작가가 처음이다. 이번 남 작가의 전시는 베아테 라이펜샤이드 루드비히 미술관장의 직접적인 러브콜로 이루어졌다. 베아테 관장은 지난해 초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작가의 전시를 본 후 깊은 감동을 받고 직접 대구를 찾아와 전시를 제의한 것이다.
"100여 점의 작품이 이미 독일을 향해 떠났다. 고민이 많다. 어떻게 모든 작품을 제대로 진열할 지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공간과의 조화를 생각해 과감하게 생략할 작품은 생략할 작정이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199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드로잉과 단색부조회화, 설치 작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유럽 유수의 미술관들은 작가들에게 엄청 냉정한 편이다. 작품성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절대 전시를 허락하지 않는 게 상례이다. 이런 점에서 남춘모의 루드비히 미술관 전시는 그의 예술성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잔뜩 풀 먹인 삼베 천을 이용한 실험적 설치작업은 유럽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회화에서 가장 단순한 선을 변형시킴으로써 지극히 일상적인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그의 작품성은 선에 대한 깊은 사유와 남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미술에서 선은 면이나 색과 더불어 형태를 표현하는 기본 수단인데, 이 기본 수단을 예술적 가치로 끌어올려 현대미술의 역동성을 부여한다는 점은 남춘모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동양적 선 작업이 유럽의 예술이미지와 부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전시는 나의 작가이력에도 무척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미술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 진 것은 모두 이강소 최병소 이배 이건용 같은 선배들의 노력 덕분으로 이들이 있어 유럽에서도 한국 화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안혜령 리안 갤러리 대구 대표도 "모든 작가들의 꿈이 해외전시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남춘모 작가의 루드비히 미술관 전시는 작가에게도 하나의 변곡점이 될 듯 싶다. 그만큼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작가는 지난 10년간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단색부조회화에 그의 예술혼을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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