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 송정섭 박사가 쓴 식물과 꽃에 관한 책이다.
1부에서는 식물과 인간의 삶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려주고, 우리가 식물과 가까이 살아야 하는 근거를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식물이 자연 생태계 안에서 어떻게 서로 배려하며 하며 사는지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척박한 자연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지 보여주고, 4부에서는 식물과 더불어 사는 정원 가꾸기 법을 소개한다.
◇ 각자의 생존방식으로 더불어 존재
우리나라에는 4천600여 종의 식물이 다양한 생존전략으로 살고 있다. 가짜 꽃을 만들기도 하고, 다른 식물을 휘감고 올라가 햇빛을 받기도 한다. 실새삼처럼 다른 식물의 체액을 흡입해 살아가는 식물도 있다. 어떤 식물은 땅속에 열매를 맺고, 어떤 식물은 가시로 무장하고, 소나무는 독특한 화학물질을 뿜어 다른 식물의 씨앗이 근처에서 싹트는 것을 방해한다.
지은이는 "이동할 수도 없는 꽃들의 생존방식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준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꽃들을 보면,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살아내야 한다고 일깨워 주는 것 같다" 며 "꽃처럼 산다는 것은, 나만의 향기를 지키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 미세먼지 없애고 정서 안정에 도움

식물은 건강한 실내공간을 유지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아레카야자, 네프로레피스, 자금우는 새 집에 많이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를 잘 흡수한다. 덩굴식물인 스킨답서스를 비롯해 아펠란드라, 산호수 등은 주방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잘 흡수한다. 선인장이나 팔레놉시스, 다육식물은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낮에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야간에 실내의 이산화탄소를 없애준다. 자녀들 공부방에 로즈마리, 팔손이나무, 필로덴드론 같은 식물을 두면 정서안정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 어울려 살면 안전하고 외롭지 않아
지은이는 "마당의 잡초를 뽑다가 알았다. 개망초는 나리 속에서 더 많이 자라고, 바랭이는 잔디 속에서 많이 나며, 괭이밥은 좀씀바귀 군락 속에, 달맞이꽃은 왕모람 덩굴 아래에서 어린잎이 숨어 살고 있었다. 생김새가 닮은 식물 가까이 살면 사람 눈에 덜 띄고, 뽑혀나갈 확률도 낮아 뿌리를 내린 것 같았다" 며 "덩굴성 식물의 어린 줄기 순이 홀로 허공을 더듬어 나갈 때는 얼마 뻗지 못하고 아래로 구부러지지만 다른 어린 줄기를 만나 서로 줄기를 꼬아 나아가면 두 배 이상 멀리 나아간다"고 말한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함께 어울려 살아갈 때 더 안전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 화려한 꽃, 후손을 잇기 위한 각고의 노력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사는 식물도 꽃은 화려한 것들이 많다. 식물이 꽃을 피우는 목적은 수정하고 씨앗을 남기기 위해서다. 수정을 위해 곤충을 이용하는 식물이 있고, 바람을 이용하는 식물이 있다. 곤충을 매개로 하는 식물은 화려한 외양, 향기, 꿀을 갖고 있다. 나비를 부르기 위해 수국이나 백당나무는 가짜 꽃을 만들고, 개다래는 잎 표면에 분칠을 한다. 곤충의 도움을 얻기 위한 노력이다.
책은 '꽃처럼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비의 관점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꽃만이 수정하고 후손을 이어간다.'고 말한다. 나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왜 필요한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책에는 지은이가 직접 찍은 식물 사진이 많다. 상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어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172쪽, 1만4천500원.
▷ 지은이 송정섭
서울시립대에서 화훼원예자생식물을 전공,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농촌진흥청에서 연구원, 연구사, 연구관을 거치며 30여 년 동안 화훼 분야 연구를 했다. 현재 농식품부, 산림청, 서울시, 경기도의 꽃 및 도시농업과 정원 분야 자문위원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를 중심으로 전국 시민정원사 양성을 위한 전문 강사 및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